어망 찢어놓고 피서객 덮치고… ‘바다깡패’ 해파리가 온다

입력 2011-07-03 18:31

올해 첫 해파리 주의 경보가 발령됐다.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은 여름철 불청객 해파리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3일 전남도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는 최근 우리나라 남해안을 중심으로 보름달물해파리가 대량 출현함에 따라 어업 피해가 우려되는 전남 보성군 득량만과 경남 통영시 원문만을 대상으로 어업 피해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주의 경보는 전국 361명의 모니터링 요원 보고 결과와 관할 지자체의 정밀 조사 등을 토대로 국립수산과학원 해파리대책반에서 분석한 결과 모니터링을 통한 발견율이 20% 이상으로 어업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 발령된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해파리들은 지난 겨울 월동한 것으로 보여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완전히 다 자란 이 월동 해파리들은 7월 초부터 산란이 가능해 서식지 및 발생지가 크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보름달물해파리는 노무라입깃해파리와 달리 독성이 약해 인명피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업 중 어망에 대량으로 잡히면서 어망을 파손하고 조업을 지연시키는 등 어업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지난달 17일에는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서 올해 첫 해파리떼가 나타난 것을 비롯해 경기도 시화호, 전북 새만금호, 경남 마산만 등 해파리떼가 전국적으로 출몰했다. 전문가들은 수온 상승, 수산자원 고갈, 해양오염 등으로 해파리가 대량 출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와 환경오염 심화, 해양구조물 증가 등으로 해파리 대량 출현 횟수가 잦아지고 있다”며 “해파리로 인한 피해액만 연간 3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해운대, 광안리, 송도 등 부산의 대표적 해수욕장들도 해파리가 자주 나타나면서 비상이 걸렸다. 해수욕객들이 해파리에 쏘이면 심할 경우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부산시 119특수수상구조대에 따르면 지난해 해파리에 쏘여 응급조치를 받은 피서객은 452명이나 된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해파리에 쏘일 경우 즉시 물 밖으로 나와 알코올로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암모니아나 독소제거 로션을 바르는 등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일송 기자, 무안=이상일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