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유왕진·이철규·문종범 교수, 인세 전액 교내 환경미화원 등 위해 기부

입력 2011-07-03 18:23


건국대 교수들이 공동 출간한 저서 인세를 전액 기부하는 등 학교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환경미화원, 경비, 건물관리직 직원을 돕는 활동을 4년째 이어오고 있다.

건국대 신산업융합학과 유왕진(50) 이철규(49) 문종범(40) 교수는 최근 공동 저서 ‘리더십으로 무장하라’를 출간하고 인세 수익 전액을 ‘관리직 복지사랑기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유 교수는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캠퍼스 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애쓰는 교내 청소·관리직 분들께 항상 미안하고 빚진 마음이 있었다”며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유 교수는 “2007년 봄 대학 축제가 끝난 뒤 쓰레기장으로 변했던 학교가 2∼3일 만에 깨끗해지는 것을 보면서 교내 환경미화원들의 노고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소외계층인 교내 관리직원 처우 개선을 위해 고민하던 중 기금 마련을 결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와 이 교수, 문 교수는 10여년 전 신설된 이 대학 대학원 벤처전문기술학과 초기 교수진으로 2008년부터 매년 1000만원씩 학교에 복지사랑기금을 기부해 오고 있다. 첫해는 사비를 털어 기부했지만 이듬해부터는 함께 책을 출간해 인세로 기금을 마련했다. 약속한 기부금을 채울 만큼 많이 팔린 책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세 교수가 강연료와 각종 인센티브 수당 등을 모았다.

유 교수는 “인세를 소중한 곳에 사용한다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함께 책을 쓰다 보니 지적재산을 모아 후세에 전달하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매년 공동 저서를 출간할 계획이며, 2017년까지 총 1억원의 기금을 기부키로 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2017년쯤 기부금이 1억원에 이르지만 여건이 되면 기부를 계속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건국대는 이들이 마련한 복지기금으로 교내 관리직원들의 방한복 구입이나 학내 청결을 위해 힘쓴 학생·직원에게 주는 시상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건국대 관계자는 “교수들의 기부가 교내에 알려지면서 청소아줌마와 경비원들이 연구실 앞에 음료수를 두고 가는 일도 자주 생겼다”고 전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