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을 나브라틸로바에게… 윔블던 우승 크비토바 왼손잡이·체코국적 닮은꼴
입력 2011-07-03 18:03
‘제 2의 나브라틸로바’가 탄생했다.
21세의 신예 페트라 크비토바(세계8위·체코)는 2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테니스 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마리아 샤라포바(6위·러시아)를 2대 0(6-3 6-4)으로 완파하고 우승했다. 우승상금 110만 파운드(약 18억8000만원).
크비토바의 어릴 적 우상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55)였다. 체코 태생인 나브라틸로바는 1970∼80년대 여자테니스 여제로 군림하면서 윔블던 단·복식, 혼합복식에서만 20차례나 정상을 밟았던 전설적인 선수. 나브라틸로바와 같은 왼손잡이인 크비토바는 1990년 나브라틸로바 우승이후 21년만의 왼손잡이 챔피언으로 동질감이 더 컸다. 체코 출신 여자 선수가 윔블던 정상에 오른 것은 나브라틸로바와 야나 노보트나에 이어 세 번째다.
나브라틸로바와 노보트나가 결승전을 관전한 것에 대해 크비토바는 “로열박스에서 그런 위대한 선수들이 나를 보면서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에 할 말을 잃을 정도였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2008년부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 뛰어든 크비토바는 지난해 WTA 신인상을 받은 신예. 1m83의 큰 키에 위력적인 서브가 돋보이는 크비토바는 이번 대회 우승을 포함, 통산 5번의 우승 가운데 4번을 올해 달성할 만큼 상승세를 타고 있다.
크비토바의 등장으로 여자테니스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번 대회 여자 4강에 오른 선수 가운데 24세의 샤라포바가 가장 나이가 많았다.
대회 조직위는 홈페이지를 통해 “개막 전 크비토바의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지만 지금 크비토바가 챔피언 자격이 없다고 말할 사람 역시 별로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