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쫓는 곰 쫓기는 쌍둥이… “어쩌다 4위싸움” 3.5게임차로 좁혀져

입력 2011-07-03 18:03

한지붕 두가족 LG와 두산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LG가 최근 경기에서 연패하며 선두권에서 멀어져가고 있지만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두산은 4강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일까지 LG는 3연패를 당한 반면 두산은 5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4위 LG와 5위 두산의 승차는 어느새 3.5경기로 줄어들었다.

시즌 초반 안정적인 선발진과 화끈한 방망이를 앞세워 2위를 달리며 선두자리를 넘봤던 LG는 불펜이 흔들리면서 4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불펜의 불안은 심각한 수준이다. 신인으로 당차게 LG의 마무리를 맡았던 임찬규가 지난달 17일 SK와의 경기에서 볼넷 4개를 잇달아 내주고 밀어내기로만 3점을 허용하고 무너진 뒤 LG의 마무리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왼손 베테랑 이상열과 사이드암 김선규 등을 상황에 따라 번갈아 쓰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계투진이 부실한 LG는 지난달 중순 이후 구원패만 4패를 당했고 타선도 꽉 막혀 7회까지 뒤진 경기에서는 한 번도 뒤집지 못하고 6패를 안았다.

반면 5월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2위에서 7위로 팀 순위가 곤두박질친 두산은 김경문 감독이 사퇴한 후 놀라운 승률을 기록하며 LG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난달 13일 이후 두산은 8승3패를 거두며 8개 팀 중 가장 높은 승률(0.727)을 올렸다.

두산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선발진이 각성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 사퇴 후 페르난도 니에베와 더스틴 니퍼트가 각각 2승을 거뒀고 김선우와 이용찬이 1승씩을 보탰다. 타선도 부진에서 벗어났다. 중심 타선의 핵인 김현수가 이 기간 0.383의 고감도 타율을 바탕으로 16타점이나 올리며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또 최준석(타율 0.348·12타점), 양의지(0.429·6타점), 이종욱(0.348·7타점) 등이 타순을 가리지 않고 방망이를 제대로 휘둘러 부활에 성공했다. 과연 LG가 팀을 정비해 4위를 지켜낼지, 두산이 저력을 발휘해 4강에 진입할 지 관심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