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노하우 전수 ‘되는 전도’ 알려드립니다… ‘전도세미나’가 뜬다
입력 2011-07-03 17:42
전도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종교혼합주의와 범신론적 신앙,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팽배한 상황에서 복음 전도는 쉽지 않은 일이다. 설령 전도 대상자를 초청한다 하더라도 대다수 교회는 새신자 관리, 양육 등 후속 조치를 구비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전도의 야성을 회복하고 교회 체질까지 변화시키는 ‘촉매제’가 있다. 바로 전도세미나다.
◇현장 전도의 노하우 전수=초창기 한국교회에 정형화된 전도 방법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열정적인 전도부인과 전도자들은 북을 치고 찬양을 부르며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면서 거리를 누볐다. 귀신을 쫓아내고 병을 치유한다는 소문에 전도가 자연스레 됐다.
이후 1970년대 엑스플로74대회와 같은 대규모 전도대회를 통해 사영리 전도법이 보급됐으며, 74년 총동원전도와 83년 국제전도폭발 지도자 임상훈련이 실시되면서부터 전도세미나가 시작됐다. 90년대 들어 이슬비 편지전도, 30·40대 맞춤전도, 고구마 전도, 발마사지 전도 등 다양한 방법이 개발됐다.
최동규 서울신대 교회성장학 교수는 “80·90년대 본격적으로 전도세미나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는데 훈련 없이 진행된 초창기 전도를 보다 체계화하고 더 잘해 보려는 의도가 깔려있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과거엔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집단적인 축호 전도, 길거리 전도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은 확실히 관계중심 전도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전도세미나도 전도가 잘 안 되는 현실을 반영해 인격적이고 관계 중심적인 개인·소그룹 전도를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황별 대화 노하우 제시=전도세미나는 현장의 전도 전문가들이 집중적으로 전도현장의 경험을 토대로 ‘되는 전도’의 방법을 제시하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현재 진돗개 전도, 해피데이 전도, 총동원주일, 119 전도, 전도동력, 알파코스 전도, 빌립전도, 터치전도, 이미지 전도 등 다양한 전도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특히 알파코스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전도 및 양육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세미나에선 관계전도나 노방·아파트 전도를 통해 만나는 대상자와의 상황별 대화는 물론 주일 새가족 인도, 정착방법, 효과적인 전도물품 고르기 등 전도의 노하우를 제시한다. 강사와 함께 전도현장에 나가 실습을 하기도 한다.
특히 전 교인이 전도초청주일 일정표에 따라 준비 작업에 동참하면서 교회에 전도 분위기를 창출시키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 세미나에는 목회자가 헌신된 성도들을 이끌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대개 목회자가 20%, 평신도 지도자가 80%가량 참여한다. 참가비는 5만원 미만이 대부분이다.
이효상 교회건강연구원장은 “2004년부터 119전도세미나를 열고 있는데 현장에서 부닥치는 비신자와의 관계 장벽을 어떻게 허물고 간증과 셀그룹 초청을 통해 복음을 제시하는지 노하우를 전수한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많은 교회가 전도전략도 없이 성도들을 전도현장으로 떠밀다보니 전도지 몇 장 나눠주다 끝나는 막연한 전도에 그치고 있다”면서 “총을 줬으면 총 쏘는 법도 가르쳐줘야 하듯 교회도 관계전도와 아파트 전도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119전도는 교회문구가 적힌 잡곡과 휴대용 안마기로 접촉점을 맺고, 3분 내로 자기 간증과 교회를 소개하는 방법을 반복적으로 훈련시킨다.
◇결국은 영혼사랑 마음이다=세미나를 이끄는 현장전도자들은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어떻게 전도자의 자리까지 설 수 있었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충고한다. 즉 모진 박대와 거절, 생활고 등을 딛고 생활전도를 실천할 수 있었던 비결이 ‘영혼사랑’에 있었다는 것이다.
4년간 전도활동을 펼쳐 1500명을 교회에 정착시킨 김인심 하나님품으로전도훈련원장은 “전도세미나는 이론엔 강하지만 현장성이 떨어지는 성도들에게 감성적인 언어표현과 표정, 자신감, 상황대처 능력 등 다년간 현장에서 얻은 노하우를 풀어놓는 자리”라면서 “눈물로 씨를 뿌리며 훈련을 쌓다보면 전도가 체질화돼 당황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진짜 전도자는 한 영혼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초점을 맞추기에 현장에서 길어 올린 영성과 순수함이 결국 전도의 문을 열게 돼 있다”면서 “욕심이 앞서면 조급함으로 나타나기에 영혼사랑에 대한 마음 없이 이벤트나 행사만으로 무작정 열매부터 얻으려는 태도는 지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