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서승환] 핵심생산인구 감소 대책

입력 2011-07-03 17:50


경제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생산 활동이 가장 활발한 25∼49세 사이의 인구를 핵심생산인구라 한다. 최근 발표된 2010년 인구총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11월 1일 현재 우리나라의 핵심생산인구는 1954만명 정도인데 이는 5년 전에 비해 약 36만명 감소한 것이다. 핵심생산인구의 감소는 1949년 인구총조사 실시 이후 처음 있는 일로서 그 의미가 간단치 않다.

핵심생산인구가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저출산이다. 장기간에 걸친 출산율 저하로 인구증가율이 정체된 결과 핵심생산인구도 감소하게 된 것이다. 장기적으로 실질경제성장률은 인구증가율과 기술진보율의 합으로 나타나게 되므로 인구증가율의 감소는 실질성장률의 저하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KDI의 장기 예측에 의하면 최근 5년간 4.6%였던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2020년대 이후에는 2.7%, 2040년 이후에는 1.4%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경제가 점차 활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이다.

핵심생산인구의 감소는 각종 사회보장제도에도 적신호를 켜게 한다. 60∼70대 노인들의 의료비 지출은 20∼30대의 4배이므로 고령화의 진전과 핵심생산인구의 감소는 건강보험 적자의 증가를 의미한다. 국민연금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4.7명으로부터 돈을 거둬 노인 1명에게 연금을 주고 있지만 2030년에는 2.9명으로부터 돈을 거둬 노인 1명에게 연금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44년으로 예상되는 국민연금의 적자 발생시기 역시 훨씬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물론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사교육비를 포함한 높은 양육비 문제, 높은 주택가격 문제 등 허다한 문제가 개재되어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시적인 효과를 얻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다른 측면에서의 해결책이 병행되어야만 하는 이유이다.

핵심생산인구의 규모 자체보다 이들 중 실제로 경제활동을 하여 생산에 기여하는 인구, 다시 말해 취업자가 얼마인지가 더 중요하다. 15세 이상의 인구는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로 나뉘며 경제활동인구는 다시 취업자와 실업자로 나뉜다. 여기에서 생산에 기여하는 인구는 취업자인 것이다.

15세 이상 34세 이하의 청년층 가운데 교육, 훈련, 일 중 어느 것도 하지 않는 사람을 소위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training)족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된다. 최근 노동연구원의 분석에 의하면 올해 1월 니트족의 수는 100만명을 상회하며 이들 중 대졸 이상자의 비율은 2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층을 확대하면 결과는 좀 더 심각하다. 금년 1분기 현재 우리나라의 비경제활동인구는 1639만명인데 이들 가운데 200만명 정도가 대졸자이며 전문대까지 포함하면 300만명에 육박한다. 많은 비용을 들여 고등교육을 받은 고급인력들이 적절하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핵심생산인구의 감소가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비경제활동에 머무르고 있는 고급인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니트족 100만명이 감소된 핵심생산인구 36만명보다 훨씬 더 많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구직자의 눈높이 조정 등 복잡한 문제도 연관되어 있다.

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청년구직자 10명 중 7명은 채용 전형에서 합격 통보를 받고도 해당 회사에 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대부분 합격한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었고 구직을 포기한 회사의 비율은 중소기업이 75%로 압도적이었다. 학력 인플레에 의한 과도한 눈높이도 한몫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미스매칭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서승환 연세대 경제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