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웅’, 뉴욕 브로드웨이 나들이… 데이비드 코크 극장서 8월 23일∼9월 3일 공연

입력 2011-07-03 17:29


안중근 열사의 생애를 다룬 창작뮤지컬 ‘영웅’이 브로드웨이에 진출한다. 제작사 에이콤인터내셔날은 “‘영웅’이 8월 23일부터 9월 3일까지 미국 뉴욕 데이비드 코크 극장에서 공연된다”고 밝혔다.

‘영웅’은 2009년 안중근 열사의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작품이다. 초연 당시 안중근 열사 의거일이었던 10월 26일에 개막하는 등 적절한 마케팅으로 한국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주연배우 정성화는 뮤지컬계의 스타로 떠오르기도 했다. 한국인에게 하얼빈 의거가 ‘먹히는’ 아이템이란 사실이 증명된 이후 영화, 연극 등 매체를 달리하며 여러 편의 콘텐츠로 다뤄졌다.

‘영웅’이 공연될 데이비드 코크 극장은 발레와 오페라 공연이 주로 올라가는 2500여석의 대형 공연장이다. 1997년 뮤지컬 ‘명성황후’가 공연돼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에이콤인터내셔날은 ‘명성황후’의 제작사이기도 하다. 첫 공연일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초연 당시 뮤지컬계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쓰는 등 큰 성공을 거뒀던 정성화가 안중근 역으로 다시 출연하고, 이토 히로부미 역엔 ‘미스 사이공’과 ‘투란도트’의 김성기가 캐스팅됐다. 제작사 측은 “3.5m 높이 실물기차가 등장하고 이야기나 뮤지컬 넘버(음악)도 브로드웨이와 견주어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렇듯 공연 전 한국 뮤지컬계의 화제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무대’는 꾸려졌으나, 이유 불문하고 암살을 테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미국인들에게 당시 한국의 정치상황을 얼마나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인가는 미지수다. 공분을 사기에 충분한 ‘명성황후’의 시대적 배경과는 다소 다른 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제작사 측은 “공연 내용이 한국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만큼 한인 1.5세대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의식을 전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인들에게 한국 뮤지컬의 성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브로드웨이에 안착해 한국에서 장기 공연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겠다는 게 제작사의 목표다.

이상은 전미도 문성혁 조휘 임진웅 등이 출연한다. 5일부터 예매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어 안내 사이트(www.musical-hero.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