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식… 후진타오 “부정부패 척결, 정치개혁은 점진적으로”

입력 2011-07-01 18:29

중국 공산당이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창당 9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공산당의 존망이 걸린 부정부패의 척결 및 점진적인 정치구조 개혁을 천명했다. 그는 아울러 중국이 G2로 올라선 성과를 평가하면서 개혁·개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후 주석의 기념식 연설=후 주석은 “우리는 인민의 지지와 당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부패를 적극 처벌하고 효과적으로 예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빠른 경제발전의 부작용으로 인한 부정부패의 만연에 대해 그는 정부 관료와 당원에게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렸다.

개혁·개방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과거 30년간의 빠른 발전은 개혁·개방 덕분에 가능한 것이었으며 미래 역시 그렇다”고 개혁·개방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중국이 아시아 곳곳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여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국방력 강화 방침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반드시 경제 건설과 국방 건설을 병행해야 한다”며 “중국 특색의 군민(軍民)융합식 발전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구조 개혁에는 신중한 자세를 표했다. 그는 “인민에 귀속된 모든 국가권력은 민주주의를 실행할 제도를 개선하고, 민주주의 형태를 다양화해야 한다”면서 “그 채널을 확대하고, 민주선거에의 인민 참여 보장과 법에 따른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사회주의 민주정치를 발전시키려면 공산당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체제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공산당의 리더십과 국가의 주인으로서 인민의 위상, 법치제도가 잘 통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정치구조 개혁이 외부 요인에 의하거나 급격히 진행되는 게 아니라 공산당이 주도해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기념식 전국에 생중계=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사회로 진행된 공산당 창당 기념식에는 후 주석 외에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자칭린(賈慶林) 전국정치협상회의 주석 등 수뇌부가 참석했다. 리펑(李鵬)과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등 수많은 전직 지도부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홍콩 언론에서 와병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은 불참했다.

창당 기념식은 관영 CCTV로 전국에 생중계됐고, 몽골어와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도 통역돼 방송됐다. 또 CCTV 등 중국 매체들은 기념식이 끝난 뒤 중국 공산당의 발전상 등의 특집 보도를 쏟아냈다.

한편 북한 베트남 라오스 쿠바 등 다른 공산주의 국가로부터의 축사도 이어졌다. 이들 국가의 축사는 중국의 빠른 경제발전에 대한 찬사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중국 공산당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 노선을 제시하고 광범한 대중의 창조적 열의를 불러일으켜 짧은 기간에 종합적 국력과 국제적 지위를 크게 강화했다”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