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첫날, 76곳서 설립 신고…KT서도 이달 중 설립 추진

입력 2011-07-02 00:11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된 1일 76개 사업장이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3개 사업장은 업무가 시작되자마자 동시에 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으로 양분된 노동계에서는 복수노조 허용이 제3노총(국민노총) 설립 움직임과 맞물려 판도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오전 9시 경북 구미에 있는 반도체 제조업체 KEC(직원 1083명)에서 조합원 13명으로 구성된 신생 노조가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KEC에는 노조원 140명 규모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기존 노조가 있다. KEC는 지난해 6월 임단협이 결렬된 이후 조합원이 분신하는 등 격렬한 노사 갈등을 빚어 왔다.

같은 시각 서울에선 대우증권(직원 3300명)에서 조합원 6명인 신생 노조가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대우증권에는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 소속 노조(조합원 2200명)가 설립돼 있다. 신생 노조는 본사 직원에 비해 지점 직원들이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점 직원들로 꾸려졌다. 현대증권도 새 노조를 꾸려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인천의 택시업체인 한성운수(직원 203명)에서 조합원 77명인 신생 노조가 노조설립신고서를 냈다. 이 업체의 신생 노조는 조합원 수가 민주노총 공공운수 소속인 기존 노조(조합원 36명)보다 2배 이상 많아 눈길을 끌었다.

신생 노조는 조직 대상 사업장이 단일 시·군·구 내에 위치할 때는 해당 자치단체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2개 이상의 시·군·구에 걸쳐 있을 때는 시·도에, 2개 이상의 시·도에 걸쳐 있을 때는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각 지방 노동관서와 지자체는 노조설립 요건을 준수했는지를 따져 3일 이내에 신고필증을 교부한다.

KT 근로자들도 복수노조 설립 계획을 밝혔다. KT새노조(가칭) 준비위원회는 이날 서울 광화문 사옥 앞에서 결성식을 갖고 이달 중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용부 관계자는 “복수노조는 노조설립의 자유와 노조선택권을 보장하는 선진적 제도”라며 “예상외로 많은 노조가 설립신고를 했지만 현장 지도 등을 통해 새 노조가 빠른 시일 내에 안착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