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척결 노하우 알려주세요”… 삼성, 권익위서 자문
입력 2011-07-01 21:16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정부패 척결 주문에 따라 감사팀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그룹이 지난달 중순 국민권익위원회를 방문, 부패방지국 실무자들에게 ‘자문’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일 “삼성그룹 감사팀 관계자들이 최근 권익위를 찾아가 자문을 했다”며 “삼성 측은 권익위가 그동안 해온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와 청렴 교육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이 권익위의 반부패 제도에 대해 자문한 것은 삼성이 처음이다.
이 회장이 지난달 초 “삼성 전체에 부정부패가 퍼져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한 뒤 삼성은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을 중심으로 감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에 돌입했다. 이런 시점에 삼성이 권익위에 자문한 것은 감사팀 강화와 동시에 그룹 내 반부패문화 확산을 위한 방안도 찾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권익위는 2002년부터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공직 유관단체 등 710여개 기관을 대상으로 해마다 청렴도 평가를 해오고 있으며, 한 해 50차례 이상 공무원 대상 청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권익위의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모델은 해당 기관의 업무를 경험한 민원인들의 외부 평가와 담당 직원들의 내부 평가, 두 가지를 취합해 산출한다. 이 모델은 근래 인도네시아 태국 부탄 등 외국으로도 전파되고 있다.
권익위 김상식 기획조정실장은 “대기업들이 권익위의 반부패 제도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사회 전반의 청렴문화 전파를 위해 할 일이 있다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9월부터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시행되면 기업 관련 비리 고발이 터져나올 것으로 보고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반부패 교육과 홍보를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