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잠재운 괴성… 샤라포바, 리지키 제압 7년만에 윔블던 결승 진출

입력 2011-07-01 18:03

‘러시아 요정’의 괴성을 7년 만에 윔블던 결승에서 들을 수 있게 됐다. 러시아의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세계랭킹 6위)가 여자 단식 결승에 올라 7년 만에 윔블던 우승컵 탈환에 나선다.

샤라포바는 1일(이하 한국시간)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윔블던(총상금 1460만 파운드) 여자단식 4강전에서 ‘돌풍의 주역’ 자비네 리지키(62위·독일)를 1시간 27분 만에 2대0(6-4 6-3)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샤라포바는 17세 때인 2004년 윔블던에서 서리나 윌리엄스(25위·미국)의 대회 3연패를 저지하며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안은 뒤 7년 만에 다시 결승에 진출했다. 샤라포바가 메이저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지난 2008년 호주오픈(우승) 이후 3년 만이다.

샤라포바는 빅토리아 아자렌카(5위·벨라루스)를 2대1(6-1 3-6 6-2)로 제압한 페트라 크비토바(8위·체코)와 대망의 우승컵을 놓고 2일 밤 격돌한다. 샤라포바는 크비토바(21)와 지난해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열린 리전스 모건 키건 챔피언십 4강에서 딱 한차례 맞대결을 벌여 2대0으로 완승을 거둬 윔블던 우승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1m88,59㎏의 샤라포바는 메이저대회 통산 3승을 달성했고, 1m83,70㎏의 크비토바는 이번 대회가 메이저대회 첫 결승 무대다.

올해 스물네 살인 샤라포바는 여자단식 4강 진출자 중 ‘최고참’ 다운 노련한 플레이와 특유의 괴성을 앞세워 이날 6경기에서 무실세트 승리 행진을 이어가며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어젖혔다. 샤라포바는 “결승에 오르기 까지 오랜 세월이 필요했다”며 “내 테니스 인생이 이제 다른 단계에 접어들었다. 수많은 경험이 나의 등 뒤에 있어 우승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2회전에서 올해 프랑스오픈 챔피언 리나(4위·중국)를 꺾는 돌풍을 일으킨 리지키는 장기인 서브에서 샤라포바에 밀리면서 단 한 개의 에이스도 기록하지 못하며 완패해 생애 첫 메이저대회 준결승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