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대만 여배우 구이룬메이 “타인과 얘기 나누는 건 행복을 나누는 즐거운 일”

입력 2011-07-01 17:46


구이룬메이(계륜미·28)는 2007년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통해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은 대만의 여배우다. 오는 7일 영화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의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가 최근 본보와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우선 한국 팬들의 성원에 대한 감사의 인사부터 전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에 대한 여러분의 사랑과 성원에 많은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 개봉 당시 방한하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이번 영화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는 평범한 여자가 꿈을 찾아 열심히 노력하고 발전하는 이야기에요. 당신에게도 꿈이 있다면 영화를 통해 좋은 영향을 함께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2010년 부산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되기도 한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는 대만을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인 허우 샤오시엔 감독이 제작을 맡은 작품이다. 2008년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시가 각 구역의 관광명소 등을 담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이 이뤄졌다. 자매인 두얼(구이룬메이)과 창얼(임진희)은 카페를 열지만 손님들이 뜸해 고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창얼이 개업 선물로 받은 잡동사니들의 물물교환을 제안하면서 카페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는다. 물물교환을 달가워하지 않던 두얼도 35개의 비누에 담긴 35개 도시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 남자와 마음을 주고받게 되고 자신이 직접 36번째 이야기를 찾기 위해 새로운 여행을 떠난다.

구이룬메이는 자신이 원래는 동생 역할을 맡을 뻔했다며 캐스팅 비화를 소개했다.

“감독님이 첫 만남에서 제게 두얼과 창얼 중 어느 역할이 좋은지 물어보셨어요. 처음엔 여동생인 창얼이 관객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곧 언니 역할인 두얼의 성숙한 매력에 빠지게 됐죠. 제가 집에선 막내거든요. 언니가 되어볼 기회가 단 한 번도 없었던 저에게 두얼 역은 또 다른 도전이라고 믿었습니다.”

영화의 명장면을 꼽아달라고 하자는 그는 영화 대사 중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나도 그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나만의 이야기를 갖고 싶어져. 언젠가 내 이야기도 들려줄 날이 왔으면 좋겠어”라는 부분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그는 “남의 이야기를 듣거나 내 이야기를 남에게 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즐거운 일”이라며 “영화를 본다면 당신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도연의 ‘밀양’이나 최민식의 ‘올드보이’, 김혜자의 ‘마더’처럼 한국인 특유의 활기와 풍부한 감정을 강렬하게 느낄 수 있는 한국영화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는 구이룬메이는 연기자로서의 삶에 만족한다고 했다.

“저는 배우에요. 배우는 다른 누군가의 삶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고요. 그 특권을 십분 활용해서 인간 구이룬메이보다는 배우 구이룬메이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저 계속 응원해 주실거죠?”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