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파이크, 싱글 앨범 발매… “나가수 편곡으로 떴지만 이젠 나만의 음악 할래요”
입력 2011-07-01 17:44
MBC ‘나는 가수다’(‘나가수’)에서 가수 김범수의 편곡을 도맡는 돈스파이크(34·본명 김민수·사진)는 외모부터 범상치 않다. 빡빡 깎은 머리에 선글라스, 키는 188㎝ 몸무게는 100㎏에 육박한다. 음악과는 도무지 안 어울릴 것 같은 모습이다. 그런데 이 남자 손이 닿으면 노래가 달라진다. 남진의 ‘님과 함께’엔 신명이 더해지고 이소라의 ‘제발’은 원곡보다 처절해졌다. 호응이 대단했다. 그래서 그는 불과 몇 달 사이에 ‘스타 뮤지션’이 됐고, 1일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싱글 음반까지 내놨다.
음반 발매를 하루 앞둔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돈스파이크를 만났다. 선글라스를 벗은 그는 순박해 보였다. 앨범 소개를 부탁하자 “‘난 이런 걸 할 줄 알아요’라고 말하고 싶어서 만든 음반”이라고 했다. 목소리가 작은 편이었다.
“오랫동안 ‘이런 곡 만들어 달라’ ‘이렇게 편곡해 달라’ 주문이 들어오면 그렇게 음악을 생산하는 일을 했거든요. 그러다보니 저만의 음악을 보여주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지난해 제 회사(플레이크리에이티브그룹)까지 차리게 된 거예요. 앞으로 계속해서 제 음반을 발표할 겁니다.”
음반에 담긴 곡은 ‘헬로(Hello)’ 한 곡이다. 작곡 편곡은 본인이, 작사와 노래는 오랜 친구인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나얼이 맡았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과 감미로운 나얼의 목소리, 웅장한 오케스트라가 조응하는 곡이다. 오는 8일엔 ‘헬로’의 연주곡 버전이 발표된다.
돈스파이크는 “원래는 (여러 곡이 들어간) 정규음반을 생각했는데 요즘은 앨범을 내도 한 두곡만 관심 받고 나머진 묻혀버리는 경향이 있어 싱글 음반을 우선 발매하게 됐다”고 했다. 작사를 본인이 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어릴 때부터 글을 못 썼다. 부모님한테 편지 쓰라고 해도 세 줄 이상 쓴 적이 없다”며 웃었다.
사실 그는 ‘오래된 뮤지션’이다. 1995년 연세대 작곡과에 진학한 뒤 이듬해 가수 포지션의 건반 연주자로 데뷔해 신승훈 나얼 김범수 박효신 휘성 등 숱한 유명가수 음반에 참여했다. 하지만 그는 널리 알려진 적이 없었다. ‘나가수’를 통해 관심 받는 요즘, 그의 일상엔 어떤 변화가 있을까.
“두 가지가 일단 달라졌어요. (지인들과 무엇을 먹은 뒤) 제가 계산을 할 때가 많아졌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들어졌어요. 그런데 (제가 무섭게 생겨서 그런지) 다들 수군대기만 하고 저한테 다가오진 않더라고요. 양재동에 있는 작업실에서 최근 7년 동안 음악을 했는데, 그 동네 식당 아줌마들은 (‘나가수’ 방송 전까지) 제가 ‘양재동 구역’ 관리하는 그런 사람(건달)인 줄 알았다고….”
‘나가수’에서 본인이 편곡한 노래 중 ‘베스트’를 뽑아달라고 했다. 그는 ‘제발’과 ‘님과 함께’를 꼽으며 “1등을 한 곡들이어서 뽑은 게 아니라 작업실에서 구상한 소리가 무대에서 그대로 재현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의 파트너인 김범수의 가창력을 평가해달라고 부탁했다.
“훌륭한 보컬이죠. 범수씨는 요즘도 하루에 몇 시간씩 노래 연습을 해요. 지금도 잘 됐지만 앞으로는 더 잘 될 거라고 생각해요. 가창력과 외모를 모두 겸비한 가수죠(웃음).”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