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벗’ 동물을 통해 인간을 들여다보다… ‘애니멀리어’展 8월 17일까지

입력 2011-07-01 17:39


인간에게 동물은 어떤 존재인가. 애완용으로 사랑받기도 하고 먹거리로 소비되기도 한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코리아나미술관이 8월 17일까지 여는 ‘애니멀리어(Animalier)’ 전은 현대사회에서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animal’과 접미사 ‘ier’를 결합한 ‘애니멀리어’는 19세기 프랑스 미술에서 동물을 주제로 그림을 그린 작가들에게 붙여진 호칭이다.

4개의 코너로 구성된 전시는 곽수연 금중기 김남표 박종호 성유진 송상희 양승수 이종선 임만혁 정정엽 등 작가 10명의 회화 사진 조각 영상 등 35점을 선보인다.

‘인간의 동반자’ 코너에서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동물에 이입시킨 작품들이 전시된다. 사진작가 이종선은 수년간 인도 파키스탄 티베트 등지에서 현지인과 생활하며 소 염소 개 고양이 등 동물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그곳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동물을 통한 자아성찰’에서는 애완견과 고양이의 행동을 민화풍으로 의인화시킨 곽수연의 ‘개와 고양이에 관한 진실’이 눈길을 끈다. 처음 만난 개와 고양이가 마주 앉아 장기를 두고, 새와 동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희귀 동물의 멸종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그림이 흥미롭다. 인간의 사육에 길들여지는 새끼 돼지의 일상을 그린 박종호의 ‘칠드런’도 의미심장하다.

‘도구로서의 동물’ 코너에 출품된 양승수의 ‘다람쥐쳇바퀴’는 러닝머신 위에서 눈앞의 먹잇감을 향해 뛰고 또 뛰다가 결국 눈의 초점을 잃고 쓰러져 가는 투견의 훈련장면을 담은 영상으로 충격적이다. ‘반인반수, 경계적 존재’ 섹션에서 성유진은 인간의 몸에 고양이의 얼굴을 붙인 작품으로 사람과 동물 사이에서 방황하는 존재를 다뤘다.

미술관 6층의 화장박물관에서는 동물 문양이 새겨진 유물들을 전시하는 ‘동물, 인간의 삶으로 들어오다’가 11월 26일까지 열린다. 용무늬가 있는 고려시대 동경(구리거울), 봉황이 새겨진 조선시대 도자기 ‘백자청화소호’, 호랑이 그림이 들어간 조선시대 가마덮개 등이 해학적이면서도 친근하게 다가온다. 관람료 일반 3000원, 학생 2000원(02-547-9177).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