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영세교회 성경쓰기 운동… 성경필사로 신앙 유산 물려줘

입력 2011-07-01 17:20

“제 아이에게 신앙의 유산을 꼭 남겨주고 싶습니다.”

영세교회 성도들은 신앙의 유산을 중시한다. 지난해 6월 시작한 성경쓰기 운동이 대표적인 ‘유산 남기기’다. ‘하나님의 감동을 쓰며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자’는 주제로 시작한 이번 행사에는 성도 350여명이 참가해 성경 필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성경쓰기를 제안한 사람이 목회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김충렬 목사는 “교회가 다음 세대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성도들 사이에 ‘성경쓰기를 통해 다음 세대에게 신앙의 본을 보여주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처음 성경쓰기를 제안한 뒤 현재 총 진행을 맡고 있는 강형성(60) 장로는 성경쓰기 과정이 그리 순탄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성경 전체가 1800페이지가량 됩니다. 손으로 쓰다 보면 분량이 많아지고 눈, 손, 허리 등 안 아픈 곳이 없습니다. 한 페이지를 다 써가다가 틀리면 다시 써야 하니 짜증날 때도 있고요.”

교회는 중도 포기자가 생기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성경쓰기에 사용되는 종이를 무료로 제공하고, 매주 필사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로 격려한다. 최근에는 필사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신청자들은 여행을 하면서 성경 필사 과정 중 체험했던 은혜도 나누고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지 방법을 공유했다.

1년의 시간이 흐르고 42명의 성도가 성경필사를 마쳤다. 영세교회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19일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필사를 마친 대다수 성도들은 자녀에게 완성된 필사본을 물려주고 싶다고 했다.

김 목사는 올해 말까지 100명 이상의 성도가 성경쓰기를 완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도들이 교회에 대한 소속감이 커지고 기독교인이라는 자부심도 강해졌습니다. 완성된 성경필사본은 눈에 보이는 믿음의 증거가 됐습니다. 필사를 통해 한층 성숙해진 성도들은 다음 세대에게 모범이 될 것입니다.”

이사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