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90돌” 中 전역 홍색 물결… 7월 1일 베이징서 기념식

입력 2011-06-30 18:53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중국 전역이 ‘홍색(紅色)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30일 오후 베이징의 상징인 천안문광장. 수많은 사람들이 광장 중앙에 설치된 ‘붉은 마음 당을 향하여’란 주제의 대형 입체화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화단 중앙에는 10여m의 붉은색 원 안에 노란 망치와 낫이 교차한 문양이 새겨진 대형 공산당 휘장이 설치됐다. 인근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는 연신 붉은색 글씨로 “중국 공산당의 창당 90주년을 열렬히 축하한다”는 등의 홍보 문구가 이어졌다.

창안제(長安街) 등 주요 거리에는 공산당을 홍보하는 각종 대형 광고판이 들어섰다. ‘공산당이 없었다면 신(新)중국은 존재하지 않는다’ ‘영원히 당을 따라 휘황찬란한 길로 매진하자’ 등등. 둥청(東城)구 둥시베이다(東西北大) 거리에도 화려한 금빛 장식과 붉은색 계열의 꽃을 배치한 ‘7·1’ 화단이 등장했다. 공항터미널, 기차역, 광장 등 시민들이 모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크고 작은 붉은색 조형물과 플래카드, 입간판이 내걸려 있다.

TV, 라디오, 신문 등 각종 언론매체도 홍색 열기에 불을 붙이고 있다. 중국인들이 가장 즐겨보는 중국국영 중앙(CC)TV 1채널은 황금시간대인 오후 8∼9시 당의 90년 발자취를 연대기별로 조명하는 특집 다큐멘터리 ‘기치(旗幟)’를 방영 중이다. 9시부터는 공산당이 창당된 1921년까지의 역정을 그린 특집 홍색 드라마 ‘천지개벽(天地開闢)’이 이어진다.

극장가에서는 홍색 영화도 넘쳐난다. 개봉 닷새 만인 지난 20일까지 관객 300만명을 돌파한 홍색 블록버스터 ‘건당위업(建黨偉業)’은 학생과 직장인 등 단체 관람객이 계속 몰리고 있다. 역대 최고 흥행기록인 3000만명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 각 지역에서는 공산당 찬양 대형 음악회와 노래대회 등이 잇따르고 있다. 박물관 등에서는 각종 축하전시회도 열리고 있다.

마오쩌둥(毛澤東)이 국민당군에 패퇴하고 나서 전열을 재정비한 징강산(井岡山), 대장정이 시작된 루이진(瑞金), 신중국 건국 직전까지 공산당의 근거지였던 옌안(延安), 신중국의 청사진을 그린 시바이포(西栢坡) 등 중국의 주요 혁명 유적지에는 ‘홍색 순례객’들이 넘실거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1일 베이징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공산당 창건 90주년 행사를 성대히 치를 예정이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