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항구’ 성공… 부두 접안 못하는 대형 화물선에 직접 가 화물 처리

입력 2011-06-29 21:36


해상 물류의 새로운 장을 펼칠 ‘모바일 하버(Mobile Harbor)’가 본격개발 착수 2년 만에 바다에 모습을 드러냈다. KAIST가 2009년부터 개발해 온 모바일 하버는 배가 항구로 진입하는 기존 항구와 달리 항구가 바다에 떠 있는 배로 다가가 화물을 싣고 내리는 ‘움직이는 항구’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항만 크기나 바다 깊이와 상관없이 대형 컨테이너선이 항구에 정박해 짐을 싣고 내릴 수 있다.

KAIST는 29일 오후 부산 용호부두 앞 해상에서 자체 개발한 로봇팔 자동도킹 시스템과 안정화 크레인이 장착된 길이 48m의 ‘모바일 하버 바지선’을 컨테이너 7∼8개가 실린 길이 60m짜리 바지선(대형 선박 역할)에 자동 도킹시킨 뒤 컨테이너를 상·하역하는 시연에 성공했다. 로봇팔 자동 도킹 시스템은 파도치는 바다에서 선박 간 충돌을 방지하면서 두 선박을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밀착하는 기술이며, 안정화 크레인은 파도와 바람에 의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컨테이너를 들어올리고 원하는 위치에 내려놓는 기술이다.

이날 초속 10m의 바람이 불었지만 파도는 크게 높지 않아 시연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KAIST 이필승 교수는 “지난 4월 로봇팔 자동 도킹 시연 성공에 이어 이날 안정화 크레인 시연까지 모두 성공함으로써 모바일 하버의 상용화 가능성과 안전성·신뢰성이 확보됐다”면서 “로봇팔 자동 도킹 등 개별 기술은 1∼2년 안에, 완벽한 모바일 하버는 5년쯤 후 상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