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봉씨 그리살면 안돼”… ‘함바 비리’ 강희락 전 경찰청장 법정서 울분 토로
입력 2011-06-29 18:40
‘함바’(건설현장 식당) 비리 사건에 연루돼 구속 기소된 강희락(59·사진) 전 경찰청장이 28일 재판에서 브로커 유상봉(65·구속기소)씨와 설전을 벌였다.
강 전 청장은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설범식)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유씨가 하는 행태를 보니 나서지 않을 수가 없다”며 재판부의 허락을 받은 뒤 증인으로 출석한 유씨를 직접 신문했다. 그는 “증인은 정·재계 로비도 많이 했는데 경찰에 관계된 것만 진술하는 이유는 뭐냐. 경찰이 만만한가. 경찰만 부는 것이 이상하니 최영 강원랜드 사장, 장수만 방위산업청장을 끼워 넣은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유씨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강 전 청장은 이어 “떡값, 용돈은 시인했지만 왜 주지도 않은 (다른) 것을 줬다고 하느냐”고 묻자 유씨는 “사실만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강 전 청장은 유씨에게 “그리 살면 안 돼요”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강 전 청장은 또 유씨와 검찰 간의 플리바게닝(우리나라에 없는 제도로 유죄를 시인하거나 다른 사람에 대해 증언해 주는 대가로 형을 낮추는 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유씨가) 지난해 6월 사기로 고소됐는데 기소된 적이 없고 수사도 진행 중인데, 사기사건을 봐주기로 하는 약속을 받은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유씨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