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의회, 재정긴축안 의결할듯

입력 2011-06-29 18:20

국가부도(디폴트) 위기에 놓인 그리스 의회가 29일 오후(현지시간) 극적으로 ‘중기 재정 계획(이하 긴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긴축재정 및 증세를 통해 2015년까지 285억 유로를 조성하자는 내용이다.

그러나 노동계가 이에 항의해 총파업 중이고, 2만여명이 격렬한 시위를 벌이는 등 그리스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기 재정안 의회 표결=그리스 의회는 이날 긴축안과 30일 이행 법안을 각각 의결한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 보도했다.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국)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지난해 제공키로 약속한 구제금융 1100억 유로 중 5차분(120억 유로)을 7월 중순에 받으려면 긴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 이 자금을 제때 못 받으면 그리스는 유로존 초유의 국가부도 사태를 맞게 된다.

집권 사회당이 전체 300석 중 155석을 확보하고 있지만, 최소 2명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긴축안이 통과되려면 151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외신들은 의회가 가까스로 긴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인테사 산파올로의 코라도 파세라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은행들이 (그리스를 살리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이 발언은 프랑스와 독일 채권단이 30년 차환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와 사태 해결의 전망을 밝게 했다.

◇2만명 격렬 시위=그리스 노동계가 지난 28일부터 정부의 재정 긴축안과 국유자산 민영화 프로그램에 반발, 48시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동조하는 시민 2만여명도 아테네 국회의사당 주변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긴축안이 시행되면 공공부문 일자리 수십만개가 추가로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시위대는 “유럽의 돈을 원치 않는다. 우리를 내버려 두라” “국민은 빚을 지지 않았다, 훔친 이들은 따로 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긴축안 통과를 반대했다. 시위대는 깨진 보도블록과 돌멩이 등을 던지고 시위진압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하는 등 충돌이 이어졌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