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민주당 회의 도청’ 보도에… KBS 당혹, 노조는 “진상 밝혀야”
입력 2011-06-29 18:52
민주당 비공개회의 도청 의혹 논란을 빚고 있는 문건이 KBS의 도청에 의해 작성된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자 29일 KBS는 곤혹스러워하며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KBS 측은 언론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며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에 대해서는 향후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도청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후폭풍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거셀 민감한 사안이어서인지 말을 아꼈다.
KBS 관계자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언론보도는) 추측성 의혹 제기다.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나오는 얘기들 아닌가. 의혹이 가닥을 잡을 때까지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사결과를 기다리겠다는 것 외에는 할 말이 없다. 수사 결과 거짓으로 드러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도청 의혹과 관련한 대책회의가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 없다.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KBS 노동조합은 도청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사측에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도청의혹 사건에 KBS가 관련됐다는 증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정치권과 대부분의 언론에서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이해관계자가 민주당의 회의 내용을 빼내 한나라당에 건넨 것 같다는 추측성 기사와 의견이 난무하고 있다”며 “급기야 오늘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등이 그간 이해관계자로 명시했던 녹취록의 전달 당사자를 KBS로 단정해 보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KBS가 녹취와 그 내용 전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마당에 침묵은 의혹만을 증폭시킬 뿐”이라며 “사측은 철저한 내부 확인을 통해 관련 사실 여부를 조속히 파악하고, 사실이 아니라면 그 어떤 대상일지라도 법적으로 고발하고 엄정하게 대처하라”고 요구했다.
KBS 노조 관계자는 “회사 내부는 현재 극도로 조심하는 것 같다. 분위기가 묘하다. (사실이면) 엄청난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