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증인 조남호 회장 불참… ‘한진重 청문회’ 끝내 무산
입력 2011-06-29 18:54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29일 ‘한진중공업 사태 청문회’가 결국 무산됐다.
오전 10시 청문회가 열리긴 했지만 핵심 증인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불참하자 김성순 환노위원장은 곧바로 산회를 선포했다. 환노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도 “한진중공업 사태는 노사 간 합의로 해소된 사안”이라며 전원 불참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조 회장에 대한 고발과 함께 청문회를 다시 열어 조 회장을 반드시 출석시킬 것을 주장했다.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청문회에서 문제 삼으려 한 정리해고 문제는 철회되지 않고 있다”며 “조 회장을 다시 나오게 하든지 법적으로 책임을 묻든지, 청문회는 다시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청문회 개회 직전 민주당 정동영 의원과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재용 한진중공업 사장은 날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한진중공업 노조의 파업 철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크레인에서 고공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을 두고 논란이 빚어진 것이다.
정 의원이 이 사장에게 다가가 최근 한진중공업이 크레인에 전기를 끊은 사실을 지적하며 전기 재공급을 요구한 것이 발단이 됐다. 정 의원은 나아가 “김 지도위원이 최소한 먹을거리를 전달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이 사장은 “내려오는 게 도와주는 것이다” “장마철에 사고가 날까봐 그런 것”이라고 반박하며 전기 공급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이 사장이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망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 사장이 발끈하면서 분위기가 격앙되기 시작했다.
정 의원은 “제네바 인권협약을 보면 전쟁 포로도 이런 대우는 못한다. 이러니까 재벌 대기업이 존경과 사랑을 못 받는다”고 거듭 공격했다. 이 사장은 “사고가 나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맞서는 등 설전은 15분간이나 계속됐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