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로 빚더미·사이비 점술가… 간증 담은 찬양앨범 ‘당신은 내 기쁨’
입력 2011-06-29 17:40
소중한사람들교회 이응국 전도사
국가대표 사격선수를 꿈꾸던 고등학생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갑자기 형편이 어려워 꿈을 접고 은행에 취직했다. 사업가로 변신했으나 IMF로 20억 빚더미에 올라 도망자로 살았다. 오랜 도피생활로 가정도 잃고, 자신도 잃었다. 죽으려고 했으나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건축현장 잡부, 야간 콜택시 안내원으로 일하며 살기 위해 발버둥쳤다. 심지어 사이비 점술가에 굿판까지.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2005년 동생의 권유로 어려운 걸음을 옮겼다. 교회 부흥회에 참석한 것. 그곳에서 예전에 보았던 하나님을 만났다. 오랫동안 참았던 눈물이 흘렀다. “삼손과 같은 힘으로 바울과 같이 전도에 힘쓰며 살겠습니다.”
서울 중림동 소중한사람들교회 이응국(53) 전도사 이야기다. 이 교회는 ‘울고 있는 사람과 함께 울 수 있어 행복하다’를 쓴 유정옥 사모가 운영하는 노숙인 쉼터다. 이 전도사는 이곳에서 밥을 짓고, 찬양을 부르고, 말씀을 전하며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이 전도사는 중학생 때 한 친구가 교회에서 열리는 체육대회에 선수로 참가해줄 것을 제안해 처음 교회에 나가게 됐다. 이후 고등학교를 미션스쿨로 진학, 채플을 드리면서 믿음을 키워갔다. 그러다 20대 때 교회에서 찬양을 부르던 중 “앨범을 내고 찬양목사로 살면서 소외 이웃들을 돕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30여년이 흘러서야 그는 서원한 것을 지킬 수 있었다. 최근 ‘당신은 내 기쁨’이란 찬양 앨범을 발표한 것. 이 전도사는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 하루하루가 간증이라며 “나처럼 꿈을 잃고 길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있는 모든 이에게 소망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방송작가인 전영호 권사가 노랫말을 쓰고, ‘사월과오월’의 김영진 집사가 곡을 만들었다. 창작곡과 찬송가 등을 포함해 12곡을 담았다. 오는 2일 오전 11시 소중한사람들교회에서 헌신예배도 드린다. 앨범 수익금은 전액 노숙인 복지를 위해 쓰인다.
글·사진=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