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고생 절반 “학교는 인권사각지대”

입력 2011-06-28 20:43

대구지역 중·고교생 2명 중 1명이 학교에서 ‘학생인권’이 제대로 보호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교육권리헌장 제정을 위해 실시된 설문 조사에 참여한 대구지역 중·고등학교 학생 중 49.7%(482명)가 ‘학생인권이 잘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설문은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대구지역 중학생 468명, 고등학생 518명 등 98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학생들의 인권이 잘 보장되지 않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 ‘엄격한 학교 규칙’이라고 응답한 학생이 330명(26.9%)으로 가장 많았고 ‘입시위주의 교육’이라고 답한 학생이 223명(18.2%)으로 뒤를 이었다. ‘강제적 방과 후 교육’, ‘학생 의사 무시’ 등 기타 응답을 한 학생은 58명(4.7%)이었다.

또 복장·두발 등 용모에 관해 ‘개성을 표현할 권리가 전혀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답한 학생이 449명(45.6%)이었으며, 체벌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잘 또는 전혀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을 낸 학생도 476명(48.6%)에 달했다.

특히 고교생의 경우 73.8%가 보충수업 등 방과후 수업이 강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고 자율적이라고 답한 학생은 22.5%에 그쳤다. 야간자율학습에 대해서도 41%가 강제적이라고 응답했다.

복장과 관련해서는 교복 착용을 희망하는 응답 비율이 56.3%로 사복 혼용 착용 응답 비율(25.6%)과 교복 자율화 응답 비율(18.1%)보다 높게 나타났다. 두발의 경우 길이와 염색, 파마 모두 자율화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24.4%)보다 길이는 자율로 하고 염색과 파마는 제한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65.4%로 더 높았다.

화장의 경우는 색조 화장 허용(12.8%)보다는 기초화장(스킨, 로션, 투명 선크림) 허용 의견이 77.5%로 높았다.

반면 학부모와 교사의 경우 ‘학생의 인권이 잘 보장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69.0%, 70.1%를 기록, 학생들과 큰 시각차를 보였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