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새 총재 라가르드 확실… 美·유럽·중국 공식 지지 표명
입력 2011-06-29 01:04
신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로 크리스틴 라가르드(55) 프랑스 재무장관이 확실시된다고 AP통신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출이 확정되면 66년 IMF 역사상 첫 여성 총재가 된다.
라가르드는 28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 24개국 집행이사회에서 신임 총재로 지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럽 및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의 지지를 얻은 데다 투표권 지분이 가장 큰 미국으로부터 이사회 직전 공식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28일 오전 성명을 내고 “라가르드의 특출한 능력과 폭넓은 경험이 IMF에 귀중한 지도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지지 선언이 라가르드의 ‘승리’를 사실상 확정지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저우샤오촨(周小川) 은행장도 라가르드에 ‘매우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라이벌 후보인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는 남미 국가들에다 캐나다와 호주의 지지 표명을 이끌어냈지만 미국의 선언으로 패색이 짙어졌다. AP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 강대국이 서로를 동반자가 아닌 라이벌로 보고 있어 힘이 모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집트, 인도네시아,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아프리카 국가들도 라가르드 지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IMF는 이번 집행이사회에서 ‘스트로 폴(straw poll)’로 불리는 비공식 예비투표를 실시한다. 투표권 지분이 큰 미국(17.67%) 일본(6.56%) 독일(6.11%) 프랑스·영국(각 4.50%) 중국(4%) 등의 목소리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IMF에선 출자금에 따라 나라별로 투표권 지분이 다르다.
라가르드의 IMF 총재 선임이 확실시됨에 따라 IMF 총재는 유럽에서, 세계은행(WB) 총재는 미국에서 맡는 ‘특혜성 관습’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한국 정부도 라가르드 지지 의사를 아시아·태평양 그룹을 대표하는 이사국 호주에 공식 전달했다고 기획재정부가 밝혔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