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탈레반 균열 조짐… 민간인 자폭테러 항의 지도자 사에드 탈퇴
입력 2011-06-28 18:50
파키스탄 탈레반이 균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국경 근처 쿠람 지역에서 활동하는 탈레반 지도자 파잘 사에드가 탈레반 지도부 최초로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TTP)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했다.
사에드는 27일(현지시간) “더 이상 TTP의 민간인 학살을 참을 수 없다”며 “다국적군과 싸우는 데 주력하는 새 조직 ‘이슬람 탈레반 운동’(TTI)을 결성할 것”이라고 AFP통신과의 통화에서 밝혔다.
TTP는 사에드의 조직을 비롯한 12개 무장단체 연합체로서 미군과 파키스탄 정부에 대항해 테러 활동을 벌여 왔다
TTP는 파키스탄 전역에서 최근 발생하는 수많은 자살폭탄 공격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사에드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자살폭탄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TTP 지도부에 수차례 말했으나 소용이 없었다”며 “이슬람은 자살폭탄 공격으로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TTP를 비난했다. 그는 “파키스탄 전역에 지지 세력을 확보했다”면서도 “TTP에 맞서 싸울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또 이번 탈퇴는 파키스탄 정부나 정보기관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사에드는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하키니 네트워크’와도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인물이다. ‘하키니 네트워크’는 미군이 아프간에서 가장 위험한 무장 조직으로 지목한 단체다. 쿠람 지역은 아프간 국경 7개 부족 지역 중 하나다.
탈레반 전문가들은 이번 사에드의 결정이 파키스탄 내 탈레반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탈레반 전문가로 알려진 라히물라 유수프자이는 “사에드의 탈퇴 선언으로 곧 탈레반 지도부가 추가 균열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