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실 불법 도청 방송사 관계자 연루”

입력 2011-06-28 18:29

정치권의 도청 논란을 빚고 있는 지난 23일 민주당 최고위원·문방위원 연석회의를 녹취한 것은 국회에 출입하는 모 방송사 관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당 대표실 불법 도청 사건과 관련해 외부에서 유력한 제보를 받았고, 수사기관에 이 내용을 즉각 통보했다”며 “철저하고 조속한 수사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전체회의에서 전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민주당의 비공개 회의 녹취록을 공개한 것과 관련, 도청 의혹을 제기해 왔다.

홍 원내대변인은 구체적 제보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관계자는 “국회에 출입하는 언론사 관계자가 개입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도청 목적이나 과정 등을 둘러싼 후폭풍이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천정배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한 당내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했으며, 도청 관련자를 반드시 찾아내 법적·정치적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천 최고위원은 “1970년대 미국에서 야당 사무실 도청으로 닉슨 대통령의 사임을 불러왔던 ‘워터게이트 사건’의 한국판”이라며 “한 의원은 본인이 불법 도청과 관련이 없다면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서 (녹취록을) 입수했는지 진실을 밝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