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대 ‘비전발표’ 4일째 판세 윤곽 홍·나·원 각축… 친이표 향방 변수
입력 2011-06-29 00:59
한나라당 7·4 전당대회를 1주일 앞두고 판세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권역별 후보 비전발표회가 28일 청주에서 네 번째로 열리며 반환점을 돌았고, 각종 여론조사 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선두 홍준표 의원을 나경원 원희룡 의원이 쫓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대세 굳힐까, 역전극 펼쳐질까=중앙일보 자체 여론조사연구팀이 26∼27일 한나라당 당원·대의원 선거인단 1748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이 45.9%로 1위에 올랐다. 나 의원이 39.6%, 원 의원은 35.8%를 기록했다. 매일경제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24∼27일 대의원 82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홍 의원이 33.8%로 1위였고 원 의원이 32.8%로 바짝 뒤쫓고 있다. 나 의원은 26.2%로 3위를 차지했다. 일반 국민 상대 여론조사에서는 나 의원과 홍 의원이 엎치락뒤치락 선두싸움을 하고 있고 원 의원은 선두권과 10% 포인트 정도 차이 나는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친이명박계 조직표 결집 여부를 변수로 꼽고 있다.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이재오 특임장관은 선거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나 친이계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원 의원을 미는 기류가 강하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로 다른 후보의 대세론이 힘을 얻고, 또 친이계에 대한 반감 구도가 형성되면서 원 의원의 추격이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반면 수도권의 초선 의원은 “지역을 가보면 지난번 선거 때 나왔던 의원은 찍지 말자는 견제심리가 있다”고 말했다.
◇난타전 격화=원 의원은 MBC 라디오에 나와 “홍 의원은 극단적인 투쟁으로 편가르기를 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추구해 왔던 분”이라며 “방으로 의원들을 불러 ‘내가 (공천에) 안 되게 할 힘이 있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이런 공천 협박이 사실이면 정계를 은퇴하라. 양심선언이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홍 의원도 PBC 라디오에 출연, “살아온 과정이 비주류이다 보니 한국 사회의 부패한 주류들이 나를 음해하고 있는 것”이라며 “당을 내분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어 더는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청주에서 열린 대전·충남·충북권 비전발표회에서도 두 사람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원 의원은 “지난해 세종시 문제가 불거졌을 때 박근혜 전 대표에게 ‘독불장군이니 탈당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며 홍 의원의 과거 발언을 끄집어냈다. 그러자 홍 후보는 “온갖 흑색선전에 조직이 총동원되고 있다”며 “당심과 민심으로 돌파해나갈 것”이라고 맞섰다. 나머지 후보들은 세종시 문제와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를 내세워 충청 구애를 펼쳤다. 남경필 권영세 유승민 의원은 자신들이 세종시 원안을 고수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한편 원 의원은 소장파 모임 ‘새로운 한나라’ 초청 토론회에서 병역면제 의혹이 제기되자 양말을 벗고 탁자 위에 발을 올려놓은 뒤 “다섯 살 때 아버지의 리어카에 올라타려다 미끄러져 발가락이 잘렸고, 이 때문에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청주=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