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쇠고기 수입 재개 결정’ 시장 반응… ‘광우병’ 인식 강해 식탁 오르기까진 시간 걸릴 듯
입력 2011-06-28 18:42
“아직까지 미국산 쇠고기도 찝찝한 마당에 캐나다산 역시 내키지는 않네요.”
28일 오후 서울 황학동 이마트 청계천점 정육코너를 찾은 주부 박현주(46)씨는 캐나다산 쇠고기에 대해 묻자 생소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한우 등심 한 근을 저울에 올려 담던 박씨는 “역시 가장 우려가 되는 부분은 광우병”이라며 “여전히 미국산도 꺼려져 안 먹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롯데마트 서울역점 수입산 정육코너에서 호주산 갈빗살을 고르던 회사원 고진선(34·여)씨 역시 캐나다산 쇠고기에 대해선 “글쎄…”라는 반응. 고씨는 “요즘 같아선 한우도 충분히 저렴한데 캐나다산을 굳이 수입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캐나다산 쇠고기가 들어와도 특별히 사먹게 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28일 한국·캐나다 정부 간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가운데 언제쯤 국내 소비자들의 식탁에 캐나다산 쇠고기가 오를 수 있을까. 캐나다산 쇠고기는 광우병으로 2003년 5월 수입이 전면 중단됐던 전력이 있는데다, 지난 2월 18번째 광우병이 발생하는 등 광우병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기피 대상이다. 또 호주산이나 미국산 쇠고기 등 충분한 대체재가 존재하고 캐나다산 쇠고기의 수입량(2002년 기준)은 전체 수입량의 4% 안팎에 불과해 실제 수입이 되더라도 국내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캐나다산 쇠고기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유통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롯데마트는 과거 캐나다산 쇠고기를 판매한 적이 없는 데다 수입이 허용되더라도 광우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호주산이나 미국산처럼 적극적인 수입·판매를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마트 역시 수입이 허용된다 해도 당분간 캐나다산 쇠고기를 수입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한우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등 미국과 호주산 쇠고기만 수입해도 전체 수급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광우병 우려가 잠복해 있는 캐나다산 쇠고기까지 굳이 수입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관계자 역시 “정식으로 캐나다산 쇠고기의 수입이 재개되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상품의 질이나 가격경쟁력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캐나다산 쇠고기의 수입을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다”며 “수입 대체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