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난 사울이었습니다” 죄 하나 하나에 못질하듯 십자가에 탕 탕 탕…
입력 2011-06-28 17:51
선물/박형만/한장사
홍익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대못을 구해 자신이 지은 죄들을 하나하나 고백하며 나무에 박기 시작했다. “탕! 초등학교 때 몰래 만화책을 훔쳤습니다.” “탕! 고등학교 때 위가 망가질 정도로 술을 마셨습니다.” “탕! 온갖 오락에 빠져 살았습니다.” 끝이 없었다. 십자가 전체가 못으로 뒤덮였다. 그런데도 한참 부족했다. 십자가는 온통 못으로 뒤덮였다. 더 이상 못 박을 공간이 없었다.
처음에는 한 손으로도 들 수 있는 십자가였는데, 이제는 너무 무거워 두 손으로 들어도 신음소리부터 났다. 그리고 평생을 못 박아도 모자란 자신의 죄를 단번에 씻으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생각했다. “그것은 얼마나 더 지독한 사랑이랴!”
나무토막에 필사된 성경은 더 이상 글씨가 아니라 그 자체로 그림이 된다. 저자에게 필사는 단순한 성경 쓰기가 아니라 성경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시각적으로 정리해 다듬어보는 행위다.
오랫동안 타종교인으로 살아온 저자는 개종 후 회심을 경험하고, 구원의 벅찬 감격과 기쁨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었다. “다메섹에서 사울을 찾아오셨던 주님은 나를 기억하고 계셨고 오랜 기다림 끝에 나를 찾아오셨다. 내가 전혀 준비되지 않았던 어느 날 갑자기, 삶의 기적처럼.”
그는 폭포수같이 비가 오는 날에도, 무릎까지 눈이 차오르는 날에도, 몸이 부서지듯이 아픈 날에도 단 하루도 빠짐없이 1000일 동안 새벽기도 하러 나갔다. 기도하면 할수록 자신의 존재가 가진 죄의 무게가 엄청나게 느껴졌다. 예전엔 인식조차 못하던 수많은 죄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며 고백하게 되었다. 그렇게 꼬박 1000일을 기도하며 회개하고 나서야 숨을 쉴 것 같았고 “나를 구원하신 아버지”라는 고백이 자연스러워졌다.
홍익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대못을 구해 자신이 지은 죄들을 하나하나 고백하며 나무에 박기 시작했다. “탕! 초등학교 때 몰래 만화책을 훔쳤습니다.” “탕! 고등학교 때 위가 망가질 정도로 술을 마셨습니다.” “탕! 온갖 오락에 빠져 살았습니다.” 끝이 없었다. 십자가 전체가 못으로 뒤덮였다. 그런데도 한참 부족했다. 십자가는 온통 못으로 뒤덮였다. 더 이상 못 박을 공간이 없었다.
처음에는 한 손으로도 들 수 있는 십자가였는데, 이제는 너무 무거워 두 손으로 들어도 신음소리부터 났다. 그리고 평생을 못 박아도 모자란 자신의 죄를 단번에 씻으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생각했다. “그것은 얼마나 더 지독한 사랑이랴!”
2년간 성경 공부를 하고 노트에 성경을 필사했다. 한 구절을 기록하는 데 최소 세 번을 읽고 묵상했다. 건축 현장에서 일하는 저자는 어느 날 현장에 굴러다니는 나무토막을 손에 집어 들었다. 줄곧 손으로 써 왔던 성경 한 글자, 한 글자를 여기에 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버려져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못과 나무’와 같았던 자신의 삶을 건짐 받았다고 고백한다. “인생의 반 이상을 바로 이 나무토막 그리고 못과 같은 삶을 살았다. 겉은 번지르르해도 속은 텅 비었다가, 겉모습까지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모양새가 되었다. 그러나 주인을 만난 뒤 내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나무’라는 도구를 통해 한 글자 한 글자 성경을 정성스레 써 나가기 시작했다. 나무에 그려진 글자들은 어느새 그의 기도와 신앙고백을 대신하게 되었고, 필사 작업은 말씀을 되씹고 묵상하며 살아 있음의 기적을 느끼는 시간이 되었다. “필사는 매우 아날로그적인 접근이다.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것과 달리 손으로 직접 기록하는 행위는 능동적인 사고를 요구한다. 직접 글씨를 쓰는 가운데 말씀의 본질을 발견하고 그것을 묵상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책은 사진으로 작품을 감상하며 글을 읽어가는 기쁨을 맛볼 수 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선물’임을 고백하며 필사를 하게 된 과정과 에피소드, 신앙생활에 대한 이야기 등을 담담하게 풀어낸 책은 기독교인들에게 믿음생활의 공감과 도전을 불러일으킨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