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찬양의 춤을 춰요, 행복해 집니다”… 춤을 통해 문화-예배-선교 사역 펼치는 PK

입력 2011-06-28 17:42


지난 24일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 계원예술고등학교에서 ‘2011 친구사랑 희망 나눔 음악회’가 열렸다. 매년 일반 청소년과 특수학급 학생이 음악으로 소통하기 위해 성남교육지원청이 마련한 자리다. 여느 음악회처럼 조용하게 진행되던 공연에 갑자기 워십댄스팀 PK(Promise Keeper)가 무대에 등장했다. “여러분, 분위기가 너무 무서워요. 다 같이 일어나서 함께 즐겨요!”

공연 곡은 거북이의 ‘빙고’와 빅뱅의 ‘붉은 노을’. PK의 춤과 함께 귀에 익은 곡이 울려퍼지자 청소년들은 일어나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특수학급 청소년들은 온몸으로 춤을 추며 열광했다. “앙코르”를 외치며 뜨겁게 호응하는 관객에게 PK 장광우(29) 단장은 “저희는 여러분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익살스러운 표정에 좌중은 웃었지만 그 말 속엔 PK가 공연에 선 목적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PK는 장광우 단장과 함신일 부단장을 중심으로 8명의 간사와 11명의 단원으로 구성됐다. 팀의 목표인 ‘춤을 통한 문화·예배·선교 사역’을 구상한 것은 장 단장.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문화 사역자의 길을 택한 건 아니다. 가수지망생이던 그는 17세에 전국그룹댄스대회에 입상하면서 음악과 연을 맺었다. 그러다 계약했던 기획사가 망하면서 18세부터 3년간 나이트클럽 DJ로 활동했다. 하지만 행복하진 않았다.

“다는 아니지만 술과 약에 절어 가정도 파괴되는 선배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겠지’란 생각을 했어요.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에 클럽을 떠나 군대에 가게 됐죠.”

부대 배치 이튿날 찾아간 교회에서 그는 하나님을 만났다. 장 단장은 음악으로도 채울 수 없던 갈증을 하나님을 통해 채울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간 상처가 많아 교회를 멀리했는데 하나님께 죄송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잘하는 일로 주를 위해 살겠다는 뜻을 품게 됐습니다.”

‘주님의 딴따라’를 목표로 인터넷으로 사람을 모으기 시작해 만난 사람이 김은영(31·여) 간사다. 직장인이었던 그는 처음엔 취미삼아 PK에 합류했다. “PK에 들어와 춤추면서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어요. 춤으로 남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도요.”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춤꾼’으로 나선 그에게 비기독교인 부모의 반대는 엄청났다. “힘들긴 했지만 다른 이들을 행복케 하는 일이 값진 것을 알았기에 포기할 수 없었어요. 이를 알게 하신 주님께 감사해요.”

2000년부터 노방전도로 출발한 PK는 2003년엔 정규 1집 앨범 ‘빛이 되다’를 냈고 2005년부터는 ‘PK New-Nation Funky Praise’ 앨범을 발매해 춤으로 드리는 예배를 선보였다. PK의 선교활동은 인터넷 영상이 시발점이 됐다. 이들의 공연 및 춤 배우기 동영상이 기독 포털 및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퍼졌고 이를 접한 미국 중국 캐나다 등 세계 각지 교회가 공연을 요청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호응에 힘입어 PK는 2010년까지 국제지부 15개를 창단했다.

예배와 선교로 바쁜 가운데서도 이들은 문화를 통한 자선활동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08년부터는 매달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아암 병동에서 생일잔치 겸 예배를 드리며 춤으로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물론 자원봉사다.

2만여회의 교회 사역과 900여회의 강의 및 콘서트. 이들이 10년간 뛰어온 발자취다. “문화로 복음을 증거해 ‘세상과 교회를 다리 놓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춤추는 사역자를 잘 세워 다음 세대를 섬기고, 모든 족속에게 복음을 흘려보내는 역할을 훌륭히 해내는 PK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장 단장)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