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낙하산’ 대거 주류업체로” 한상률 공판서 증언나와

입력 2011-06-27 22:07

국세청 간부들이 퇴직 후 전관예우 차원에서 주류·주정 관련 협회 및 업체 등에 이른바 ‘낙하산 임원’으로 대거 기용됐다는 증언이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 대한 공판에서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원범) 심리로 열린 한 전 청장의 첫 공판에서 검찰이 제출한 진술조서 등에 따르면 국세청 국장 K씨는 2008년 퇴직한 직후 대한주류공업협회(현 한국주류산업협회) 회장으로 바로 이직한 것으로 27일 밝혀졌다.

법정에 제출된 진술서에서 주류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우리가 국세청으로부터 감시를 받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사실상 관련 협회 회장이나 전무 등의 임원은 대체로 국세청에서 (낙하산 식으로) 내려온다”고 증언했다. 그동안 국세청 간부들이 퇴직 후 세무조사에 민감한 업체 등의 고위 임원으로 앉는다는 말은 많았으나 재판부에 제출된 진술조서를 통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한상률 전 청장은 이날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고액의 그림을 상납한 혐의 등을 모두 부인했다. 그는 “내가 그림을 선물용으로 구입했다고 한 서미갤러리 대표는 많은 부분에서 객관적 사실을 착각하고 있다. 일종의 기억의 환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석조 기자 stonebir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