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싱크탱크들 “하반기 수출 호조-내수 둔화”

입력 2011-06-27 18:31

경제연구소들이 올 하반기 경기와 관련, “수출과 내수의 불균형에 따른 둔화가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커져 수출 고속성장 지속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내수도 활력을 찾을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산업은행 산은경제연구소는 27일 ‘2011년 하반기 국내 주요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에도 수출산업 중심의 산업생산 호조세는 유지되겠지만 성장세는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철강, 석유화학, 일반기계, 자동차 등 국내 8대 주요산업 가운데 반도체만이 올해 상반기보다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같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산업 경기의 급격한 둔화를 우려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수출산업과 내수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균형이 확대된다는 이유에서다. 내수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설업은 시장구조적 문제로 여전히 불황국면에서 탈출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성장의 견인차였던 수출이 하반기에도 확장세를 이어갈지에 대한 의구심이 조금씩 커져가고 있다. 미국의 경기둔화가 예상외로 길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그리스 재정 악화 등 일부 유럽국가 부채 문제의 해결 기미가 요원하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내수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이들 지역을 주요 수출대상으로 삼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수출을 견인해 온 정보통신(IT) 산업이 최근 침체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고유가, 원자재값의 가파른 상승, 중동 사태, 유럽 재정위기,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태 등의 여건 속에서도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갔지만 하반기에는 대외 변수 등에 따라 경기 불투명에 대한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산은경제연구소 신혜성 책임연구원은 “건설경기 부진 등에 따른 투자 감소 등으로 인해 내수산업이 둔화되면 하반기 국내 경제성장률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내수시장 수요를 확충해 경제 내 취약부문의 경착륙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