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속철도 시대] “출발 10분내 시속 300㎞ 돌파 진동·소음에 의한 불편함 없어”
입력 2011-06-27 18:18
27일 오전 8시56분. 상하이행 고속열차 ‘허셰호(和諧號)’가 중국 베이징 남역을 출발했다. 서서히 속도를 높이기 시작한 허셰호는 출발한 지 10분이 채 안 돼 시속 300㎞를 돌파했다. 이어 객차 내 전광판의 속도계는 308㎞를 나타냈다. 이후 303∼306㎞를 오르내리며 상하이를 향해 질주했다.
중국 정부는 정식 개통일인 30일에 앞서 이날 내외신 기자들을 초청해 고속철 시승 행사를 가졌다. 행사엔 내외신 기자 수백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고속열차의 승차 환경은 비교적 쾌적했다. 평균시속이 300㎞를 넘었는데도 진동과 소음에 의한 불편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열차 내 비즈니스석과 일등석은 물론 이등석에도 모두 노트북 컴퓨터 등을 쓸 수 있게 전기 콘센트를 설치해 놓아 편리했다. 하지만 통신 인프라의 부족 탓인지 이동 중 휴대전화나 3G망을 이용한 무선인터넷은 자주 끊겨 불편했다.
가격은 가장 싼 일반석이 410위안(6만8800원), 가장 비싼 비즈니스석이 1750위안(29만4000원)이다.
베이징과 상하이를 연결하는 징후(京 ) 고속철도는 2008년 4월 착공해 지난해 11월 완공됐다. 총길이 1318㎞로 교량 244개와 터널 22개를 지나는 세계 최장 고속철도이다. 시범운영을 거쳐 정식운행이 이뤄지면 이 고속철도를 통해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는 완전히 1일 생활권에 접어든다. 실제로 이날 베이징을 출발한 허셰호는 난징(南京) 남역에 잠깐 멈춘 뒤 다시 달려 4시간44분 만인 오후 1시40분 상하이 홍차오(虹橋)역에 도착했다. 이전에는 가장 빠른 열차가 10시간 정도 걸린 것과 비교하면 시간상으로 최소한 50% 이상 단축된 셈이다.
징후 고속철도는 베이징 톈진(天津) 상하이 등 3개 특별시와 허베이(河北) 산둥(山東) 안후이(安徽) 장쑤(江蘇) 성 등 7개 성·시를 지난다. 이들 성·시는 면적으로 보면 국토 전체의 6.5%에 불과하지만 인구는 전체의 25.5%, 국내총생산(GDP)의 비중은 43.3%나 된다. 특히 정치 수도인 베이징과 경제 수도인 상하이가 1일 생활권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물류·인적 교류의 확대 차원을 넘어서는 상징적 의미도 크다.
이날 시범운행에 참여한 철도부 운송국 관계자는 “징후 고속철도 개통으로 1년 평균 8000만명, 화물로는 1억3000만t을 실어 나르는 경제동맥이 만들어졌다”면서 “상당한 상징적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오종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