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대학진학률 높아도 임금은 男의 67% 불과

입력 2011-06-27 21:48


우리나라 총 인구의 50.3%를 차지하고 평균 83.8세까지 살며 10명 중 8명이 대학에 진학하지만,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은 10명 중 5명이 채 안 되고, 임금은 남성의 70%도 채 못 받는다. 2010년 대한민국 여성 삶의 현 주소다.

27일 통계청이 여성주간을 맞아 발표한 ‘2011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 여성은 2415만명으로 전체 인구 4799만1000명 중 50.3%를 차지했다.

여성 가구주도 늘고 있다. 지난해 여성이 가구주인 경우는 전체의 22.2%였으며 특히 60세 이상인 여성 가구주가 빠르게 늘고 있어 2030년에는 여성 가구주의 절반(49.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학생의 대학진학률은 80.5%로 남학생(77.6%)보다 2.9% 포인트나 높았다. 2009년 처음 0.8% 포인트 앞섰던 것보다 격차가 더 커진 것이다. 여성의 전문직 진출도 빠르게 늘어 2009년 기준 치과의사의 경우 4명 중 1명이 여성이고, 여성 한의사도 전체의 16.4%로 늘었다.

지난해 공무원 채용시험의 여성 합격자도 행정고시의 경우 47.7%, 사법시험에서 41.5%를 차지했다. 대학진학률 등이 높아지면서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도 지난해 28.9세로 20년 전보다 4.1세 늦어졌다.

그러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4%로 절반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 비중도 34.5%로 남성(47.9%)보다 크게 낮았고 임금은 66.9%에 불과했다. 고용의 질이 낮아 같은 시간 일해도 받는 돈은 적은 것이다.

연령별로는 25∼29세 경제활동참가율이 69.8%로 10년 전보다 13.9% 포인트나 늘었지만 육아가 진행되는 30∼34세에는 54.6%까지 하락해 육아와 경제활동 병행이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에 노출된 여성도 여전히 많았다. 2010년 여성 긴급전화 상담 건수는 18만3000건으로 그 가운데 가정폭력이 전체의 33.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여성의 문화생활이나 스트레스 정도 등은 결혼을 전후로 크게 달라졌다. 결혼 전 88.9%인 문화관람률은 기혼 여성의 경우 66.6%로 뚝 떨어졌다. 휴일 등 여가시간에 미혼 여성은 TV 시청과 관련 일을 하는 반면 기혼 여성의 33.5%는 가사 일을 했다. 가정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비율도 기혼이 64.4%로 미혼 여성(37.9%)보다 훨씬 높았다. 그럼에도 기혼 여성 52.0%가 ‘결혼은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사회봉사는 기혼 여성이 더 적극적이었다.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한 비율은 기혼 여성(18.3%)이 미혼 여성(15.4%)보다 높았다.

한편 맞벌이 가구는 425만9000원을 벌어 외벌이 가구(303만5000원)보다 122만5000원 더 벌었지만 교육비 지출이 월평균 39만원으로 외벌이가구보다 15만원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