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저축銀 수사 국민 불신 지적에… MB “잘못됐다고 말할수도 없고… ”
입력 2011-06-27 22:04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저축은행 비리에 대한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지난 21일)와 관련, “감정적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데, 대통령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에서 가진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에서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영업정지 직전에 1조원이 빠져나갔는데, 검찰의 중간발표는 85억원이었다’는 손 대표의 지적에 이같이 토로한 뒤 “이 문제가 완벽하게 조사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이의가 없다”고 말했다고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저축은행이 몇천억원을 해외 부동산에 융자했는데, 분양도 안 되고 다 죽게 됐다고 한다”며 “어떻게 이런 돈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지 매우 화가 났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함에 따라 향후 수사는 물론 국회 국정조사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과 손 대표는 3년 만의 여야 영수회담에서 6개 의제에 관한 ‘민생회담 공동발표문’을 채택했다. 정부는 조만간 가계부채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대학 등록금 인하 문제와 관련해 대학 구조조정과 병행할 필요성에는 공감했으나 인하 폭과 시기, 방법에는 이견을 보였다. 손 대표는 “내년부터 등록금 50%를 인하해야 한다”고 건의했으나 이 대통령은 대학 구조조정 등 현실적인 문제를 거론한 뒤 “야당 일부의 사정도 있겠지만 우리 사회가 성숙하게 가야 한다. 정치적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감사원의 대학 감사 이후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과 손 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손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손 대표는 자동차 분야 불이익 문제 등을 거론하며 재재협상 입장을 고수했다.
남도영 엄기영 김원철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