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갑원·공성진 소환… 저축銀서 청탁성 금품수수 추궁

입력 2011-06-27 21:52


부실 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은 의혹이 있는 서갑원 전 민주당 의원과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이 27일 검찰에 소환됐다. 정치권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 막이 올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부산저축은행 측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서 전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으로부터 “2008년 10월 전남 순천시의 박형선 해동건설 회장 별장 앞에서 서 전 의원에게 3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이 서 전 의원의 지역구인 순천시 왕지동 아파트 사업에 550여억원을 투자한 사실에 주목, 사업 관련 청탁 목적의 돈이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서 전 의원은 7시간 정도 조사를 받고 오후 8시50분쯤 귀가하면서 “(검찰에서) 돈 안 받았다고 말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이석환)는 이날 삼화저축은행 신삼길 명예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공 전 의원을 불렀다. 검찰은 공 전 의원을 상대로 여동생이 2005∼2008년 신 회장에게서 매달 500만원씩 모두 1억8000만원을 받아온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이 돈이 당시 현역 의원 신분이었던 공 전 의원과 연관이 있는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2005∼2008년 보좌관을 통해 매달 300만원씩 총 1억여원의 삼화저축은행 돈을 수수한 혐의가 있는 임종석 전 민주당 의원을 29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공 전 의원, 임 전 의원이 ‘피의자성 참고인’ 신분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신 회장으로부터 금융감독원 검사 무마 등 청탁과 함께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김장호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지난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한편 검찰은 청와대 정무비서관 출신인 김해수 한국건설관리공사 사장이 부산저축은행의 브로커 윤여성씨와 지난 6∼7년간 10차례 이상 접촉했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의 회동에는 처음 두 사람을 연결해준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종종 동행했으며, 3인이 함께 골프를 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윤씨로부터 “김 사장과 둘이서 혹은 은 전 위원까지 셋이서 10번 이상 만났고, 골프도 함께 쳤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 경위를 파악 중이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김상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김 사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어 피의자의 방어 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있고,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호일 이용훈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