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7월 1일 발효… ‘냉동 삼겹살’ ㎏당 150원 하락·‘와인’ 관세 15%↓
입력 2011-06-27 18:38
다음 달 1일부터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다. 세계 2위의 시장규모를 가진 EU와의 관세 장벽이 사라진다.
한·EU FTA는 우리 생활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삼겹살, 치즈, 와인, 자동차 등 개별 품목에서 유럽산 제품이 싸게 들어온다. 유럽산 냉동 삼겹살은 발효 즉시 ㎏당 150원 정도 수입 가격이 싸진다. 와인은 발효 즉시 15%에 이르는 관세가 없어진다.
◇유럽산 삼겹살·와인·자동차 얼마나 싸질까=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EU FTA가 발효되면 수입상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생활물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는 당장 관세 인하효과가 없더라도 유럽산 가공식품 가격을 100원이라도 내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냉동 삼겹살은 가격 인하가 예상되는 대표적 품목이다. 우리나라는 25%에 이르는 관세를 10년에 걸쳐 없애기로 했다. 발효 즉시 관세 2%를 내리고, 매년 균등하게 관세를 철폐한다. 현재 ㎏당 7200원 수준인 프랑스산 냉동 삼겹살의 경우 다음 달 1일 이후 144원의 관세 인하효과가 생긴다. 10년 뒤에는 관세가 모두 사라져 5400원 수준에서 구입할 수 있다.
냉동 삼겹살은 우리 시장에서 EU는 물론 미국·캐나다·칠레산이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가격 인하효과는 더 빨리, 더 크게 올 수 있다. 일부 대형마트는 벨기에산 냉동 삼겹살을 현재보다 3분의 1 수준에서 파는 마케팅 계획을 세우고 있다.
치즈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대형마트에서 100g당 6240원에 팔리는 프랑스산 벨큐브 치즈의 경우 36%에 이르는 관세가 철폐되면 가격이 3990원대로 값이 떨어진다. 치즈는 발효 즉시 관세 2%가 없어지고, 15년 동안 매년 관세를 균등하게 인하한다.
와인은 발효와 동시에 15%에 이르는 관세가 사라진다. 와인 수입업계는 그동안 칠레산 와인에 수입량 1위를 내줬던 프랑스·이탈리아산 와인이 가격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자동차는 이미 ‘FT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유럽산 자동차 수입업계는 지난 5월부터 이달 초까지 일제히 판매 가격을 최고 3.5% 내렸다.
◇화장품에 사용기한 표시=제조일자만 표기했던 화장품에 다음 달부터 사용기한이나 개봉 후 사용기간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EU의 제도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소홀했던 동물복지 등 EU의 기준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도축을 하기 전까지 자연 방사 등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다. 정부는 한·EU FTA 발효에 발맞춰 EU와 동물복지에 대한 정보, 전문지식 및 경험을 교환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무 작업을 추진 중이다.
또 정부는 최근 일고 있는 K팝(K-POP) 열풍 등을 볼 때 한국·유럽 엔터테인먼트 산업 간에 빅뱅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한·EU FTA 문화협력 의정서에 따라 기획자, 연출가, 안무가 등의 상호협력 제작이 가능해 한국의 문화산업이 EU로부터 공동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정부는 한·EU FTA 발효에 따라 국내에 장기적으로 서비스업 22만명, 제조업 3만3000명 등 25만3000명의 고용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국내총생산(GDP)은 연평균 0.64∼5.62%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