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銀 노조 무기한 총파업 첫 날… 창구 직원 1∼2명만 업무 고객들 불편

입력 2011-06-27 21:50


“고객님 죄송합니다.”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27일 서울 영업점 곳곳에서는 미처 상황을 알지 못해 찾아온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었다. 영업점마다 창구 직원들이 1∼2명 정도만 업무를 보고 있어서 고객들은 파업 안내문에 발길을 돌리거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하기 위해 긴 줄을 서야만 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서울 무교동 SC제일은행 본점은 휴일과 같은 분위기였다. 직원과 고객들로 꽉 차 있어야 할 창구는 텅 비어 있었고 순서안내등마저 꺼져 있었다. 은행 입구에는 ‘노사갈등의 내부 문제로 인해 고객 불편을 초래해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파업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비가 와 그나마 영업점을 찾은 고객이 많지 않아 큰 혼선은 없었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40대 이모씨는 “월말에 통장정리와 상담 등 은행 업무를 보려고 했는데 파업 때문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며 “노사 갈등을 속히 해결해 고객 불편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 노사 간 최대 쟁점은 ‘개인별 성과급제’ 도입 여부다. 이를 반대하는 노조는 지난달 30일 경고성 파업에 이어 은행권 내에서는 7년 만에 총파업을 선언했다. 김재율 SC제일은행 노조위원장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조건으로 지난해 임금 문제를 타결하자는 게 사측 입장이고, 노조는 그와 별도로 임금체계를 변경하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업에는 전체 인력 6500여명 중 노조원 2500여명이 참여했다. 은행 측은 파업기간 동안 본점 직원과 비노조원을 지점으로 파견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인터넷 뱅킹이나 ATM 이용은 문제없이 진행되지만, 파업 시한이 노사협상이 타결될 때까지로 정해져 있어 향후 신규 대출이나 신규상품 가입 등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6년째 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김모(29·여)씨는 “모든 은행 업무를 제일은행과 하고 있기 때문에 불안하다”며 “거래 은행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SC제일은행 본점과 전산실에 검사역을 보낸 데 이어 28일부터는 영업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점포에도 보내 고객들의 불편이 없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