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위한 희생, 한국민은 잊지 않을 것”
입력 2011-06-27 21:27
국가보훈처, 美 하와이서 참전용사 초청 6·25 61주년 기념식
국가보훈처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태평양 국립묘지에서 6·25전쟁 61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서영길 호놀룰루 총영사는 6·25 참전용사 위로감사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행사 기념사에서 “한국 정부와 한국민은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참전한 미국과 미 참전용사, 그 가족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며 “한국민은 여러분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을 한 미 태평양사령부 육군사령관 프랜시스 J 위진스키 중장은 “현재 우리가 누리는 것들은 과거 희생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오늘 기념식에 참석한 참전군인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태평양사령부를 비롯해 하와이 6·25전쟁참전재향군인회, 주 호놀룰루 호주 총영사관 등 50여 단체의 헌화가 이어졌다. 기념식에는 닐 애버크롬비 하와이 주지사와 피터 칼리슬 호놀룰루 시장이 참석하는 등 하와이 주요 인사들과 6·25참전용사 등 350여명이 함께했다.
인천상륙작전에 해병대원으로 참여했던 리처드 루비(82) 신부는 “참전용사들은 한국의 발전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1950년 11월 26일부터 12월 13일까지 17일간 함경남도 장진호 인근에서 벌어진 전투에 참가했던 제임스 워드(81)씨도 “혹독했던 장진호의 겨울날씨가 아직도 생각난다”면서 “부대원 20명 가운데 살아남은 사람은 나 혼자뿐이었다”고 당시 기억을 되살렸다. 장진호 전투는 미 해병 1사단이 중공군 7개 사단의 포위망을 뚫고 후퇴한 작전으로, 미군 3637명이 죽거나 부상했다.
워드씨는 ‘초진에서 살아남은 극소수(Chosin Few)’라는 단어가 쓰인 베레모를 쓰고 있었다. ‘초진에서 살아남은 극소수’는 장진호 전투에서 생존한 사람들이 83년 만든 단체다. 초진은 장진의 일본어 표현이다. 6·25전쟁 당시 한국어로 만들어진 지도가 없어 미군이 일본어 지도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장진호에서 미군이 2주간 중공군의 발목을 잡고 있어 흥남철수작전은 무사히 진행될 수 있었다. 당시 민간인 10만명과 장진호에서 철수한 미 해병1사단을 비롯한 유엔군 12만명이 194척의 함정을 타고 흥남을 빠져나왔다. 워드씨는 “민간인 승선 문제를 놓고 수뇌부에서 심각한 고민을 했었다”며 “그러나 공산당이 싫어 떠나는 사람들을 남겨놓고 갈 수는 없어 침몰 위험을 무릅쓰고 모두 태웠다”고 말했다.
기념식이 치러진 국립묘지에는 제2차 세계대전, 6·25전쟁,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 등에 참전한 4만7000여명의 미군 유해가 안치돼 있다.
호놀룰루=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