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집에 살며 적은 에너지 사용… 도시화가 환경보호”
입력 2011-06-27 18:42
‘도시의 승리’ 저자 글레이저 하버드대 교수 방한 기자회견
2011년 지구인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산다. 불행히도 지구에서 도시의 평판은 좋지 않다. 범죄 온상이자 오염원으로 지탄받는다. 그래도 사람들은 꾸역꾸역 도시로 모여든다. 비난하며 모여드는 도시. 도대체 도시화는 인류에게 재앙일까, 희망일까.
모두가 도시를 의심스럽게 쳐다보는데 에드워드 글레이저(44) 하버드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뜻밖에 ‘도시의 승리’(해냄)를 말한다.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방한한 그는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구인의 50% 이상이 도시에 산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글레이저 교수는 “도시에서는 스마트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영향을 주고받고, 윗세대의 성공과 실패까지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시가 빈곤을 만드는 게 아니라 도시가 빈곤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고 말했다. 도시 내에 슬럼가가 확대되는 것은 도시의 실패가 아니라 성공에 대한 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환경오염의 해결책도 도시화라고 주장했다. “많은 이들이 도시가 자연의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도시화가 바로 환경보호입니다. 도시인은 더 좁은 집에 살며 더 적은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인도와 중국이 교외 주택이 발달한 미국과 같은 방식의 개발을 하면 1인당 탄소 배출량은 139%가 증가합니다. 하지만 홍콩 같은 도시 집약적 모델을 따를 경우에는 25%만 늘어납니다.”
이런 차원에서 그는 “교외로 빠져나가는 ‘빌드 아웃(build out)’보다 ‘빌드 업(build up)’이 지구에 해를 덜 끼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는 글레이저 교수는 서울에 대해 “우수한 인적 자원을 가진 도시로, 질서와 혁신의 조화가 놀랍다”고 평했다.
그는 “인류의 미래가 도시에 있다”고 단언했다. “도시는 기아 질병 환경오염 같은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그동안 그랬듯 인류는 앞으로도 기적 같은 성공을 거둘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류와 도시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입니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