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약물없이 암세포 제거…국내 연구진, ‘나노자석’ 치료 개발

입력 2011-06-27 02:10

최신 나노기술을 이용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외과 수술이나 화학약물 사용 없이 암 치료가 가능하며 기존 항암제에 비해 적은 양으로 암을 한번에 제거할 수 있어 향후 암 치료에 새로운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 화학과 천진우 교수팀은 외부에서 자기장을 걸어주면 고열을 방출해 암세포를 죽이는 ‘나노 자석’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나노 자석은 약 15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의 자성(磁性)을 띠는 미세한 산화철 입자로 공 모양이다.

이 같은 자성 나노 입자는 교류 자기장 아래서 내부의 스핀(전자의 자성)이 180도 회전하며 에너지 차이를 가져와 열을 발생시키는 특징이 있다. 연구팀은 중심과 껍질이 서로 다른 이중구조의 자성 나노 입자를 만들었고, 기존에 상용화된 나노 입자(페리덱스)에 비해 열 발생 효과를 30배가량 향상시켰다.

연구진은 실제 암에 걸린 쥐에게 이중구조 나노 입자를 주입한 뒤, 외부에서 암 부위에 교류 자기장을 걸어줬더니 18일 후 암세포가 완전히 제거된 것을 확인했다.

천 교수는 “일반적으로 암세포는 열에 민감해 42도 이상 온도에서 사멸이 시작된다. 따라서 온열 암 치료를 위해선 충분한 열을 효율적으로 발생시키는 나노 물질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였다”면서 “이중구조 나노 자석은 뇌암 전립선암 식도암 췌장암 자궁경부암 간암 등 다양한 암에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기술 분야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26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