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검찰수장 80여명 서울에 온다
입력 2011-06-26 23:08
반부패 수사를 이끈 특수통 검사, 반체제 활동을 한 강골 검사, 농구 선수 출신 여검사 등 독특한 경력을 가진 각국의 검찰 수장 80여명이 서울에 집결한다.
‘검사들의 만국박람회’라 불리는 국제검사협회(IAP)의 제16차 연례총회가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막이 오른다. 30일부터는 제4차 유엔 세계검찰총장회의가 이틀간 열린다. IAP 총회와 세계검찰총장회의가 한 나라에서 동시 개최되는 것은 처음이다.
루마니아의 여성 검찰총장인 로라 코드루타 코베시(38) 총장은 농구 청소년 대표선수 출신으로 1989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했다. 그는 22세에 검사로 임관한 뒤 조직범죄, 부패·테러 수사를 주로 맡았다. 2006년에는 33세에 검찰 수장이 됐다.
일본의 가사마 하루오(63) 검사총장은 37년 동안 줄곧 일선 지방검찰청에서 근무한 정통 특수검사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12월 도쿄고검 검사장을 끝으로 정년퇴임할 예정이었지만 오사카지검 특수부의 증거조작 사건으로 오바야시 히로시 검사총장이 사퇴하는 등 일본 검찰이 위기에 몰리자 후임 총장을 맡아 검찰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모하메드 알로코 검찰총장은 공산주의 정권에 반대하다 검사 자격을 박탈당한 뒤 독일에서 망명생활 끝에 2006년 검찰총장에 올랐다. 신생 독립국 동티모르의 안나 페소아(55) 검찰총장은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운동을 하다 추방당한 변호사 출신으로, 호세 라모스 호르타 현 동티모르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자 전 부인이기도 하다. 중국 최초의 법학교수 출신 검찰 총수인 차오 자이밍 검찰장은 음식점의 평범한 직원에서 시작해 법학교수와 법관 등을 역임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각국 검찰총장들은 김준규 검찰총장과 함께 ‘검찰의 새로운 역할과 시도’라는 의제로 논의한 뒤 마지막 날 ‘서울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29일까지 열리는 IAP 총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98개국 420여명의 검사가 ‘공익을 대표하는 검찰’이라는 주제로 검찰의 기본 책무, 반인류 범죄 대응방안 등을 논의한다. 제1회 ‘올해의 검사상’ 시상식도 진행된다. 전 대통령과 부통령, 경제노동기업부 장관을 권한남용 및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한 크로아티아 여검사 타마라 랩토스, 경호원이 피살되는 위협 속에서도 정치권 부패 의혹을 파헤친 과테말라의 로니 로페즈 제레즈 검사, 외사범죄 분야에서 두각을 보인 유진승(37) 인천지검 외사부 검사 등 13명이 선정됐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