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신흥재벌 프로호로프, 친여 정당 ‘올바른 일’ 대표 선출

입력 2011-06-26 18:59

러시아의 대표적인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인 미하일 프로호로프(46)가 25일(현지시간) 친여 성향의 정당 ‘올바른 일(Right Cause)’당의 대표직에 선출됐다.

200억 달러대의 자산가인 프로호로프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올바른 일’ 전당대회에서 단독 의장으로 선출됐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러시아 현지 언론 리아 노보스티통신 등을 인용해 전했다. 프로호로프는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재벌 간의 묵계로 여겨져 온 재벌의 정치 참여 금지 관행을 깨고 정계에 투신한다고 발표했었다.

2008년 창당된 ‘올바른 일’은 그동안 푸틴 총리가 이끄는 ‘통합 러시아’당의 2중대나 다름없는 친(親)크렘린계 정당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프로호로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바른 일’을 통합 러시아당에 맞서는 유력 정당으로 키우겠다는 야망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연방이란 말을 쓰고 있지만 사실상 러시아는 제국”이라며 “오로지 대통령의 권력만이 작동하는 통치 형태는 국가의 안정성을 확보해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정치 세력의 필요성을 주창하면서도 푸틴에 관한 직접적 질문엔 즉답을 피했다. 특히 ‘푸틴이 정치에서 떠날 것을 요구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복잡하다”며 말을 아꼈다.

러시아 세 번째 부자인 프로호로프는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루살’ 주식 17%와 러시아 최대 금 채굴업체인 ‘폴류스 졸로토’의 주식 30%를 소유하고 있다. 미국 NBA 농구팀인 뉴저지 네츠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앞서 러시아 최고 신흥재벌이었던 미하일 호도르콥스키는 2003년 당시 푸틴 대통령에게 도전했다가 탈세 혐의로 체포돼 지금도 복역 중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