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시대] 긴장한 기업, 勞-勞갈등으로 노사불안 우려
입력 2011-06-26 18:47
기업들은 대체로 복수노조 출범을 우려하고 있다. 복수노조 시행 후 교섭비용이 증가하고 노-노 간 갈등으로 노사 불안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원만한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은 강성노조 출현을, 노조가 없는 삼성과 포스코는 노동단체들이 ‘무노조 경영’을 없애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은 공식적인 발언을 자제하는 등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비노조 정책을 추진해온 만큼 노조가 없어도 직원들이 만족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간다는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26일 “법으로 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도 삼성과 비슷한 입장이다.
16년 무분규로 노사화합을 보이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강성노조가 생길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겉으로는 별다른 전략을 세우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관련법에 따라 노동자들이 조합 결성을 하는 것은 자유이기 때문에 회사 측에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복수노조 설립과 관련해 특별히 전략을 세우거나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1989년 대규모 노사분규를 겪은 후 22년 동안 무분규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LG전자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LG전자는 노사의 좋은 사례들이 역사처럼 잘 이어져왔기 때문에 복수노조 시행 이후에도 원만한 노사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업계는 복수노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미 공장별, 라인별로 노조의 계파가 달라 사실상 복수노조 성격을 띠고 있는 상황”이라며 “설령 복수노조가 생기더라도 교섭권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노조 결성 욕구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단체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정착과 회원사의 안정적 교섭체계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복수노조 대응 특별 단체교섭지원단’을 꾸릴 계획이다.
이용웅 선임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