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수상해… 부산저축銀 투기적 사업마다 참여 KTB자산운용 본격 수사
입력 2011-06-26 22:58
저축은행의 각종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부산저축은행과 ‘수상한’ 관계를 지속해 온 KTB자산운용에 대해 본격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KTB자산운용이 부산저축은행의 각종 투기적 사업에 핵심 투자자로 참여하고, 지난해 퇴출 위기 때 해결사로 나선 배경 등이 석연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은 최근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와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지난해 6월 장 대표의 권유로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에 500억원씩을 투자했다가 모두 날리게 된 삼성꿈나무장학재단과 학교법인 포스텍도 장 대표에 대해 배임과 사기 혐의로 지난달에 이어 이달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검찰은 지난달 1일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에 대해 허위 재무제표를 이용해 1000억원을 유상증자한 혐의(사기적 부정거래)로 기소하면서 장 대표는 일단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했다.
검찰은 조만간 장 대표를 다시 불러 부산저축은행의 부실 상황을 알면서도 자신이 기금관리위원과 자금운용 자문위원을 맡았던 두 재단을 끌어들였는지, 1000억원 유상증자를 성사시켜 준 대가로 부당한 이득을 챙겼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장 대표와 부산저축은행 박연호 회장, 김양 부회장 등 핵심 임원들이 고교 동문인 점도 검찰의 주목 대상이다. 검찰은 캐나다로 도피한 거물급 브로커 박태규씨가 이 유상증자 과정에 개입하고 6억원을 받아갔다는 의혹도 추적 중이다.
KTB자산운용은 2006∼2007년 부산저축은행이 3000억원을 투입한 캄보디아 신도시 개발과 현지 은행 설립 등에 800억원 규모의 사모특별자산펀드를 조성, 투자에 나섰다가 500억원 이상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KTB자산운용은 또 부산저축은행이 서울중앙(현 중앙부산), 대전, 고려(현 전주)저축은행을 잇따라 인수할 때도 자금을 대거나 주관했다. 거꾸로 부산저축은행은 KTB자산운용이 금호오토리스(현 글로벌리스앤캐피탈) 지분을 인수할 때 자금을 댔다. 양쪽이 오랜 기간 끈끈한 공생관계를 이어온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 대주주를 기소할 당시에는 KTB자산운용을 통해 유상증자한 돈이 저축은행에 흘러들어간 단계까지 봤다면 현재는 그 이후 제기된 여러 의혹과 유입된 돈의 향방 등을 다각적으로 조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