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야속한 비’ SK·삼성·두산 vs ‘고마운 비’ KIA·LG·롯데
입력 2011-06-26 18:06
올해도 어김없이 장마가 찾아오면서 프로야구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SK, 삼성, 두산은 내리는 비가 야속하지만 KIA와 LG, 롯데 등 부상선수가 많은 팀은 내리는 비를 반기고 있다.
타선 침체로 이달 초 선두 수성에 위기를 맞았으나 최근 응집력이 살아나면서 2주 연속 4승2패를 거두고 승수를 쌓은 SK는 21일 KIA에 역전승을 거뒀다. SK는 KIA에 5연패나 당했던 수모를 설욕하고 상승세를 주말 LG와의 경기까지 이어간다는 복안이었으나 장맛비로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여기에 SK의 ‘캐넌 히터’ 김재현의 은퇴식이 25일 LG전에 예정돼 있었지만 내리는 비 때문에 이마저도 연기됐다. 당초 SK는 김재현이 처음 프로 유니폼을 입었던 LG와의 주말 경기를 은퇴식 경기로 정했다. 김재현은 은퇴식을 치른 뒤 30일 미국으로 출국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출국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SK를 턱밑까지 추격한 삼성도 비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삼성은 상대 전적 7승2패로 앞선 넥센과의 3연전도 내심 싹쓸이할 요량이었지만 비에 가로막혔다. 또 최근 활발한 타력을 선보이는 삼성은 내리는 비 때문에 방망이가 식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두산도 수장이 교체된 후 8경기에서 5승3패를 거두며 7위 한화를 제치고 팀 순위가 한 단계 뛰어올랐지만 내리는 비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반면 4번 타자 최희섭이 허리 통증으로 빠져 타선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KIA와 부상병동 LG, 부상과 투수진의 무리한 등판으로 과부하가 걸려있는 롯데는 이번 비로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KIA는 장마로 인한 특별 휴가 동안 최희섭의 공백을 메우고 부진한 김상현의 타력감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이택근(허리), 박경수(손목), 이대형(발목) 등 주전 대부분이 부상에 신음 중인 LG는 비가 내려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부상 선수의 복귀를 기다리게 됐다. 롯데는 지친 투수진에 휴식을 줄 수 있게 됐다. 또 장마 전까지 6위 두산에 반게임 차로 쫓겼지만 장마로 팀을 재정비할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