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반도 라인 재정비… 대북 정책엔 변화 없을 듯
입력 2011-06-26 17:59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의 한반도 정책 라인이 대부분 바뀌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차기 주한 미국대사에 성 김(51) 6자회담 특사를 공식 지명했다.
성 김 대사에 대한 상원 인준은 8월 5일 의회 휴회 이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인준이 끝나면 8월 중 한국에 부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1882년 한·미 수교 이후 129년 만에 첫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다.
◇한반도 정책 라인의 변화=백악관은 또 성 김 대사 지명자의 후임으로 클리퍼드 하트 해군참모총장 외교정책 자문역을 북핵 특사에 내정했다. 하트 특사 내정자는 한국 근무 경험은 없으나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2년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담당 보좌관을 맡았다. 이후 미 국무부 대만 과장을 지내 중국 전문가로 분류된다.
주한 미 대사와 북핵 특사에 이어 국무부 정무차관직에는 웬디 셔먼 전 대북정책 조정관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셔먼 전 조정관은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북한과의 협상을 강조했던 대북 유화론자다. 그래서 공화당 일각에서는 그의 정무차관 기용을 반대하는 기류도 있다.
앞서 백악관에서 한반도 등 아시아 문제를 총괄하던 제프리 베이더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지난 4월 브루킹스연구소로 자리를 옮겼다. 그 자리에는 부보좌관이었던 데니엘 러셀이 승진 기용됐다. 또 러셀이 맡았던 NSC 부보좌관 자리는 국무부와 중앙정보국(CIA) 등에서 30년 가까이 북한 문제만 다뤄온 북한정보통 시드니 사일러가 맡게 됐다.
국무부 서열 2위로 대북정책을 총괄하던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지난 주말 자리에서 물러났다. 국방부의 한반도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바뀌었다.
◇미 대북정책 기조엔 변화 없을 듯=한반도 정책 라인의 주요 인물이 상당수 바뀌었지만 미국의 대북 정책에 어떤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우선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의지가 확고하다. 24일 워싱턴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이 같은 기조를 재확인했다. 북한이 변하지 않는 한 현재 기조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게다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대테러전에 전념하고 있고, 내년 재선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한반도 정책 변화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한다거나, 반대로 진정성 있는 남북관계 개선 및 북·미 대화를 요구할 경우 오바마 행정부는 대북정책의 강약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