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여름철 건강관리 비결은

입력 2011-06-26 17:38


장마가 시작되면서 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여름에는 찜통더위가 걱정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낮 한 때 최고 기온이 33도를 웃돌면서 서울 경기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사람마다 더위에 맞서는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뜨거운 햇볕과 무더위에 에어컨만 마구 틀어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차가운 음식만 찾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덥다고 해서 시원한 곳만 찾거나 차가운 음식만 먹다가는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특히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한방고전 동의보감은 ‘여름철 석 달은 밤에 늦게 자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 하루 종일 부지런히 활동하고 만사에 신경질 내지 말고 좋은 성과를 올리게 하며 순리대로 기운을 펴는 것이 여름에 순응하여 양생하는 길이다. 이와 반대로 하면 속이 곯아 학질에 걸려 겨울에 중병이 든다’고 전한다. 여름철에 건강관리를 잘못하면 가을, 겨울철 건강까지 나빠진다고 하니 여름철 건강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한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뱃속의 기운은 차가워져 소화기 계통이 약해지기 쉽다. ‘밥이 보약’이라곤 하지만 밥맛은 없고 차가운 몸에 차가운 음식만 찾기 일쑤이니 여름철이면 유독 위장장애나 설사가 많이 생기게 된다. 냉방병 역시 차가워진 몸에 인공적인 냉기를 쐬다 보니 생기는 병이다.

여름철에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이상신호는 흔히 ‘더위 먹었다’고 하는 증상이다. 한방에서는 이를 ‘기허증’이라고 하는데, 식욕이 떨어지고 온몸이 나른하여 꼼짝하기 싫을 뿐 아니라 매사에 의욕이 없고 피곤함을 느끼는 증상을 가리킨다.

기허증이 계속되면 입맛을 잃게 되고 연이어 기력까지 떨어지게 된다. 이때 기운을 북돋우는 약용식물로는 삼계탕의 주 재료로 쓰이는 인삼이 으뜸이다. 여기에 보중익기탕, 익기보혈탕 등의 한방 보약을 곁들이면 기력을 회복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된다.

흔히 보약하면 십전대보탕이나 녹용을 떠올린다. 그러나 보약은 다 몸에 좋다는 맹신은 금물이다. 체질과 증상을 무시한 채 몸에 좋다는 약을 무조건 복용하다가는 ‘보약’이 ‘사약’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보약도 먹는 사람에 따라 ‘맞춤 처방’이 필요하다.

일반 가정에서는 한방차를 만들어 수시로 마셔도 좋다. 인삼, 맥문동, 오미자를 함께 달인 생맥산은 맥을 활기차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한 주전자 분량을 만들어 식힌 다음 냉장고에 보관해 놓고 하루 1∼2회씩 시원하게 마시면 더위로 인해 떨어진 기운을 차리는 데 도움이 된다.

덥다고 에어컨만 세게 틀어놓고 실내에만 갇혀 있거나, 높아진 불쾌지수로 화를 낸다면 건강하던 몸도 병들기 쉽다. 지혜롭게 더위를 이겨내 건강한 여름을 보내도록 하자.

이효은 자생한방병원 웰빙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