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2인3각 체제’ 더욱 공고히 해야

입력 2011-06-26 17:46

한·미 외교장관이 대북정책에 관한 한국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선(先) 남북대화 및 관계 개선이 필요하며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의 진정성 있는 행동 변화가 선결과제라는 것이다. 이로써 미국이 남북대화를 거치지 않고 미·북 대화를 진행해 6자회담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일각의 우려는 불식할 수 있게 됐다. 성 김 6자회담 특사의 사상 첫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 지명과 더불어 한·미 양국의 동맹관계가 더욱 공고화되고 있다는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4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회담한 뒤 “남북대화가 생략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있었으나 미국은 남북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남북 간 이슈와 비핵화 이슈가 다르긴 하지만 “현 상황에서 비핵화를 다루는 이슈에서 우리와 관련된 문제를 어떤 형태로든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진전이 어렵다”고 강조하고 이 문제에 관해서도 미국의 입장은 “완전히 한국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한국 정부의 현 대북정책에 미국은 아무런 이견이 없으며 오히려 그것을 뒷받침한다는 것인 만큼 매우 고무적이다.

이 같은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는 성 김 특사의 주한대사 지명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한국인 이민 1.5세라는 상징성과 함께 한·미관계에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북한 전문가다. 다만 그의 후임으로 한반도 문제에 관여한 경험이 없는 중국 전문가가 왔고, 또 국무부에서 대북정책을 총괄하던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이 곧 물러날 예정인 등 미국의 한반도 라인이 바뀜에 따라 대북정책에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략적 한·미동맹관계가 삐걱거릴 일은 없을 것이고 그래서도 안 된다.

한국과 미국은 이제 대북문제에서뿐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진정한 파트너가 돼 가고 있다. 이번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국이 국제적 개발 협력분야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한·미 개발협력 의향서에 서명한 게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미 2인3각 체제는 더욱 공고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