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이 시대를 위해 할 일
입력 2011-06-26 17:40
요엘 2장 12~14절
“내가 목회자 된 것이 지금처럼 후회되는 때가 없다. 성도들 앞에 설교하기 위해 강단에 서는 것이 두렵다.”
얼마 전 존경하는 목회자에게서 들은 고백입니다. 많이 잠잠해진 것 같지만 여전히 ‘머리 깎인 삼손’처럼 세상으로부터 조롱당하는 한국 교회의 상황은 기도하는 이들을 낙심하게 합니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까요? 한국교회 역사에서 그리스도인들이 공동체를 위해 자기 안위를 내려놓고 하나님의 공의를 실현하기 위해 앞장섰을 때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꼭 언제부터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와의 첫사랑을 잃어버리고 빛과 소금으로 역사와 삶의 현장에 서 있지 못하며, 왜곡된 질서에 편승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문제는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더 큰 위기상황을 자초하기 전에 속히 다시 돌이키고 회개할 필요성을 절감합니다.
요엘서는 위기의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음성입니다. 특히 본문 12절 말씀에서 선지자 요엘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의 때인 ‘여호와의 날’, 곧 대재앙이 임하기 전에 하나님의 백성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첫째, 공동체가 직면한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받아들이라고 요청합니다.
전 공동체적으로 임할 재앙 앞에 하나님의 백성들이 예외 없이 울며 애통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속해 있는 공동체가 직면한 아픔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나의 아픔으로 받아들이는 구성원들이 많은 공동체에는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는 성경에서 혼자의 안위보다 공동체의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 끌어안고 뜨거운 가슴으로 울며 애통해한 믿음의 조상들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의 참상을 바라보고 눈물의 기도를 드리는 백성들을 통해 하나님은 한국 교회를 다시 회복시켜 주실 것이 틀림없습니다.
둘째, 금식하며 기도하는 것을 요청합니다.
본문 12절 말씀에서 요엘은 “너희는 이제라도 금식하라”고 말씀합니다. 종교적 목적을 위해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금식이라는 말이 성경에 기록된 곳을 보면 거의 ‘기도’라는 단어가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금식한다는 것은 위기를 단지 감상적인 것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간절히 하나님께 매달리는 기도를 드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위기 앞에서 그저 아파하고만 있다면 하나님의 역사는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기도의 능력과 권세를 깨달아 어두움을 벗겨주실 유일한 분은 하나님밖에 없음을 통절하게 아뢰기 시작할 때 새로운 역사가 시작됩니다.
셋째, 위기 앞에서 결단하고 행동할 것을 요청합니다.
본문 12절 말씀 뒷부분을 보면 “마음을 다하여 돌아올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회개’는 ‘돌이켜 다시는 동일한 죄를 짓지 않기 위해 결단한다’는 신학적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위기상황에 직면한 한국 교회를 위해 결단하고 행동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잘못 행하고 있는 것에서부터 떠나기로 결단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위해 적극적으로 헌신해야 합니다. 기독교는 말만 하는 종교가 아니라 몸의 종교입니다.
요엘을 향한 하나님의 엄위하신 요청 앞에 이 말씀을 듣는 우리라도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며 살면 한국 교회와 우리가 속한 공동체가 새롭게 회복되고 하나님의 영광이 크게 나타날 줄 믿습니다.
이상화 목사(드림의교회)